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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돌풍’의 핵심 임성진 "나만의 감각과 리듬을 조금씩 찾아가는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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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돌풍’의 핵심 임성진 "나만의 감각과 리듬을 조금씩 찾아가는 느낌이에요"

입력
2023.02.17 05:5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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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임성진이 지난달 13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V리그 OK금융그룹과의 경기를 앞두고 준비하고 있다. KOVO 제공

한국전력 임성진이 지난달 13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V리그 OK금융그룹과의 경기를 앞두고 준비하고 있다. KOVO 제공

‘수원 프린스’ 임성진(24)이 한국전력의 올 시즌 중후반 대반전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초까지 9연패 수렁에 빠지며 리그 하위권으로 처졌던 한국전력은 연패 탈출 후 완벽하게 부활했다. 1~3라운드 18경기에서 승점 20에 그쳤는데, 4~5라운드 10경기에서만 이미 승점 21을 확보했으니, 전혀 다른 팀으로 변신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팀 순위도 수직 상승해 '봄 배구'를 향한 3위 다툼이 한창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임성진이 있다.

임성진은 최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연패 중에도 감독님이나 형들은 ‘분위기까지 처지지 말자’고 강조했다. 그래서 훈련이나 생활엔 전혀 문제없었다”고 돌아봤다. 한국전력은 9연패 중에도 4경기에서 풀세트 접전을 치르며 승점 4를 착실히 챙겼다. 그리고 이는 시즌 후반 플레이오프 진출 다툼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임성진은 “(연패 중에도) 경기력이나 기록은 나쁘지 않았다”면서 “다만 20점 이후 승부처에서 이겨내지 못한 모습은 아쉬웠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기에 더 아쉬웠다. 그래서 야간 훈련을 하면서 안 되면 될 때까지 이것저것 시도해 봤다”고 답답했던 시간을 떠올렸다.

임성진의 성장 속도



경기 수
(세트)
공격
성공률
리시브
효율
서브
(세트당)
블로킹
(세트당)
2020~21 30(87) 38.3% 28.6% 0.057 0.092
2021~22 31(93) 43.7% 26.3% 0.108 0.161
2022~23 28(114) 49.0% 36.3% 0.228 0.281

2020년 프로 데뷔(전체 2순위) 이후 세 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임성진은 지난 시즌에도 성장세를 보였지만, 특히 올해는 팀 주전을 넘어 리그 상위권 아웃사이드히터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 시즌 대비 공격성공률은 5.3%포인트나 상승했고, 서브와 블로킹은 세트당 0.1점 이상 오르며 무척 날카로워졌다. 무엇보다 아웃사이드히터의 숙명인 리시브효율이 올 시즌 36.3%로 지난 시즌보다 무려 10%포인트 이상 안정화됐다. 임성진은 “뭔가 크게 달라졌다기보단, 경기를 자주 뛰면서 경험도 쌓였고 나만의 리듬을 찾아가는 느낌이다”며 “감독님이 믿고 기용하시는 만큼 저도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지난 시즌 AVC컵 등 국제 대회 경험도 그를 성장시킨 밑거름이 됐다. “최고 기량의 형들과 함께 훈련하고 또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겨루다 보니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은 자극을 받았어요. ‘좋은 기회다. 무조건 많이 배우자’는 생각으로 대표팀에 들어갔고 실제로도 많이 배운 것 같아요”

한국전력 임성진이 지난달 20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V리그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득점 후 포효하고 있다. KOVO 제공

한국전력 임성진이 지난달 20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V리그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득점 후 포효하고 있다. KOVO 제공

임성진은 2020년 데뷔 당시 ‘신인 최대어’로 실력과 잠재력뿐만 아니라, 잘생긴 외모까지 갖춘 예비 스타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만만치 않았다. 성적은 기대치를 밑돌았고, 그해 신인왕 역시 동갑내기 김선호(현대캐피탈)에게 내줬다. 임성진은 “주변의 기대가 컸고 저 역시 프로 무대가 설렜던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막상 프로에 와 보니 생각보다 훨씬 섬세하고 체계적이었다.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많이 헤맸고 뭘 하고 있는지조차 몰랐다”면서 “그렇게 흘러간 시간이 너무 아쉽다. 그때로 돌아간다면 절대 그렇게 허무하게 시간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임성진은 그러나 꾸준히 발전하며 올 시즌 완전히 반전에 성공, 팬들의 기대에 조금씩 부응하고 있다. 올 시즌 등번호도 9번으로 바꿨다. 임성진은 “대학 시절부터 늘 달고 싶었던 번호였는데, 늘 ‘다른 9번’이 있었다. 지난 시즌에 9번을 달 기회가 있었는데 행정 절차상 실수로 놓쳤다. 올해는 확실하게 9번을 잡았다”며 웃었다.

한국전력 임성진이 지난달 23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V리그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서브를 넣고 있다. KOVO 제공

한국전력 임성진이 지난달 23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V리그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서브를 넣고 있다. KOVO 제공

임성진에게 올 시즌은 어떤 한 해일까? 그는 “힘들었지만 잘 이겨내고 있는 시즌”이라고 답했다. 그는 “(9연패 후) 다시 기회가 왔다는 생각이다. 어려웠던 시기의 간절한 마음을 놓지 않고 지금의 좋은 페이스를 유지해 ‘봄 배구’에 진출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쉽게 놓친 트리플크라운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임성진은 지난 9일 KB손해보험전에서 블로킹 3점 서브 3점 등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인 23득점을 했지만 후위공격이 1점에 그치면서 트리플크라운에 실패했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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