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설립 이래 최대 연간 실적
매출 18조5,868억 원, 영업이익률 53%
선박 공급 정상화로 수요 둔화 불가피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옛 현대상선)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에 9년 동안 쌓여 온 손실을 만회한 이 회사는 올해 그보다 약 4조8,000억 원 많은 매출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HMM은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7조3,775억 원)보다 2조5,680억 원 늘어난 9조9,455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 이익률만 53.5%에 달한다. 이는 HMM의 전신 현대상선이 1976년 설립된 이래 최대 실적이다. 매출은 전년보다 35% 늘어난 18조5,868억 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10조662억 원으로 89% 증가했다.
HMM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미국 항만 적체 영향이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지면서 모든 노선의 운임이 천정부지로 올랐다"며 "초대형 선박을 투입하면서 운임 원가가 좋아지는 등 효율이 높아진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한때 부채 비율이 1,400%에 달했던 HMM은 연 이은 사상 최대 실적 경신으로 부채 비율을 26%까지 낮췄다.
HMM은 지난해에 9년 동안 누적된 영업손실(3조8,401억 원)을 만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2010년 6,018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이후 전 세계 해운경기 장기 불황으로 적자에 시달리던 이 회사는 2020년 하반기 코로나19 확산으로 물동량이 급증하고 운임까지 상승하면서 손실을 단숨에 만회했다.
그러나 올해도 이런 실적 경신을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요가 줄고 선박 공급도 정상화하면서 아시아~미주 노선을 비롯해 유럽 등 모든 노선의 운임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국내 수출기업의 해상 운임의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월 평균 5,067에서 같은 해 12월 평균 1,129로 곤두박질쳤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1월(1,022.72)과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HMM 측은 세계 물가상승과 금리인상, 에너지위기 등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앞으로 수요 둔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7월 발표한 중장기 투자 전략에서도 코로나19 이후 해상운임이 정상화할 것에 대비해 컨테이너 부문과 벌크 부문 등 미래 성장 기반 구축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을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우량화주를 확보하고 운영효율을 높이는 한편 비용을 절감해 전 세계 탑티어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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