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풋볼(NFL)에 '치프스 왕조'의 '마홈스 시대'가 활짝 열렸다.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극적인 역전승으로 통산 3번째 슈퍼볼 우승을 차지했다. 치프스는 최근 네 시즌 가운데 세 차례 슈퍼볼에 진출해 두 차례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NFL 현역 최고의 쿼터백으로 평가받는 패트릭 마홈스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이어 슈퍼볼 MVP까지 수상하며 전설의 쿼터백 반열에 발을 내디뎠다.
캔자스시티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7회 슈퍼볼에서 필라델피아 이글스에 38-35로 승리했다.
캔자스시티는 1969년, 2019년 이후 3년 만에 통산 3번째 빈스 롬바르디의 주인공이 됐다. 최근 4차례 슈퍼볼 중 3차례 결승에 올랐던 캔자스시티는 이 중 두 번 정상에 등극하며 새 왕조를 열었다. 반면 2018년 창단 첫 우승 이후 5년 만에 슈퍼볼에 진출했던 필라델피아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올해 정규시즌 MVP인 캔자스시티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는 팀 승리에 결정적인 활약을 펼치며 개인 통산 두 번째 슈퍼볼 MVP에 선정됐다. 마홈스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역대 최고의 쿼터백 톰 브래디(탬파베이 버커니어스)로부터 왕좌를 물려받으며 최고의 자리로 우뚝 섰다.
이날 마홈스는 3개의 터치다운 패스와 182야드를 던졌고, 단 한 차례도 인터셉션을 허용하지 않았다. 던지는 것뿐만 아니라 달리는 것도 잘했다. 26야드 돌파를 포함해 44야드를 달리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위기도 있었다. 전반 막판에는 상대 수비 T.J. 에드워즈의 태클에 오른 발목이 걸리며 부상을 입었다. 앞선 플레이오프 라운드에서 이미 발목 부상을 입었던 그는 다리를 절며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으나 후반 팀의 역전을 이끄는 투혼을 보여줬다.
정규시즌 MVP를 차지한 마홈스는 "정규시즌 MVP는 슈퍼볼을 우승하지 못한다"는 이른바 ‘슈퍼볼의 저주’를 극복하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마홈스는 경기 후 "나를 경기장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말해왔다"며 "우리는 도전했고, 승리하려면 팀 모두가 필요했다. 우리가 슈퍼볼 챔피언"이라고 선언했다.
시즌을 마무리하는 슈퍼볼답게 최고의 명승부가 펼쳐졌다. 캔자스시티는 제일런 허츠(쿼터백)가 활약한 필라델피아에 고전하며 전반을 14-24로 뒤졌다. 하지만 하프 타임 쇼를 마치고 펼쳐진 후반 들어 캔자스시티가 저력을 발휘했다.
3쿼터에 러닝백 아이재아 파체코의 터치다운과 보너스 킥으로 7점을 따라간 캔자스시티는 필라델피아의 공세를 필드골 3점으로 막아내며 점수 차를 4점으로 좁혔다.
4쿼터부터 마홈스의 '마법'이 시작됐다. 필라델피아가 자랑하는 수비진을 모두 속인 절묘한 패스로 노마크로 있던 카데리우스 토니의 터치다운을 이끌더니, 똑같은 방법으로 이번에는 스카이 무어의 터치다운까지 견인해 35-27 역전에 성공했다.
필라델피아는 허츠가 또다시 직접 터치다운에 성공한 뒤 2점짜리 보너스 터치다운까지 해내 경기를 35-35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경기 종료 직전 마홈스가 넓은 시야로 반칙을 유도해 필드골을 견인하면서 57회 슈퍼볼은 새로운 영웅을 배출하고 막을 내렸다.
필라델피아는 작년까지 백업 쿼터백이었던 허츠의 허를 찌르는 플레이로 캔자스시티에 맞섰지만, 결국 마지막에 무릎을 꿇고 통산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는 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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