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강세 지역… '국민의힘 공천=당선'
과열·혼탁 선거 "공천시스템 개혁해야"
경남 창녕군수 보궐선거를 50여일 앞두고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의 출마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던 김부영 전 군수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보궐선거 책임이 있는 국민의힘은 공천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3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예비등록을 마친 창녕군수 후보는 박상제 전 경남도의원, 하종근 전 창녕군수, 권유관 전 경남도의원, 김춘석 전 창녕군의원, 이상주 전 창녕군의원, 성낙인 전 경남도의원 등 6명으로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한정우 전 군수도 출마가 유력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겠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했다. 그간 선거에서도 진보계열은 2018년과 2022년에만 후보를 냈다.
창녕은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래 국민의힘 계열이나 보수 성향 무소속 후보가 줄곧 군수 자리를 차지해 왔다. 초유의 탄핵정국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창녕 군민들은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후보에 52.3%의 지지를 보냈다. 때문에 국민의 힘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말까지 공공연하게 나온다.
문제는 이 같은 ‘그들만의 리그’가 과열·혼탁 선거를 부추겨 중도 낙마로 이어진다는 데 있다. 실제 김부영 전 군수를 포함해 역대 창녕 군수 총 6명 중 임기를 제대로 마친 경우는 김진백(1∼2대), 김충식(4∼6대), 한정우(7대) 군수 3명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한 전 군수는 직전 선거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밖에 김종규 전 창녕군수(3∼4대)는 재선 후 뇌물수수 혐의로 2006년 7월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아 군수직을 잃었고, 이어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하종근 전 군수(4대)는 뇌물수수혐의로 항소심 재판을 받던 2007년 10월 스스로 사퇴하면서 불과 1년 6개월 사이 3번의 군수 선거가 치러지기도 했다.
창녕이 고향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렇게 된 것은 지역 국회의원들이 공천 관리를 잘못한 탓“이라며” “앞으로 이런 의원들에게는 지방선거 공천권을 박탈하고, 본인 공천심사 시에도 페널티를 주는 것을 당 차원에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역시 공천시스템을 개혁해야 단체장 ‘흑역사’도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조재욱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결국은 정당이 좋은 인물을 발굴하지도 육성하지도 못해 벌어진 일”이라며 “내부적으로 인물을 검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공천 시스템을 갖추고, 문제가 생겼을 때는 반드시 책임을 묻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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