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논의 없고 오로지 공천을 위한 '게임 정치'
이해 당사자 현역 의원은 논의에서 빠져야
"10시 30분에 청년 목소리 듣겠다는 건 모순"
공천을 위해 정치가 게임화되고 있다. 상대 진영을 얼마나 잘 공격하느냐로 평가받으면서 자극적인 레토릭만 쌓여 간다.
하헌기 전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
민주주의의 허상 안에 고소와 고발, 상대방에 대한 비난과 증오만 남았다. '빨갱이-적폐' 논쟁 대신 인구절벽과 수도권 과밀에 대한 정치권의 해답을 듣고 싶다.
신인규 국민의힘 바로세우기 대표
청년 정치인들이 20일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고 정쟁 싸움에만 몰두해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며 기성 정치권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정치개혁 논의에 국회의원은 다 빠져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주도로 열린 '정치개혁, 청년 정치인에게 듣는다' 간담회에서다.
"저출산·고령화는 밤샘토론 안 해"
청년정치인들은 현 정치의 문제점으로 미래 어젠다에 대한 무관심과 계파에 따른 구태 정치를 꼽았다.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은 "'누구 잡아간다'는 얘기로는 밤샘 토론하면서 20년 전부터 나온 저출산, 고령화 문제로는 왜 (밤샘 토론) 안 하느냐"며 "지극히 정치인만의 이해관계 속에서 싸우면서 국민과 동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인규 국민의힘 바로세우기 대표는 "국민의힘, 민주당 양당 내부에서도 정치가 없는데, 국회에 정치가 있다는 게 어불성설"이라며 "우리 당의 가장 나쁜 단어인 '친윤'과 결별해야 한다. 과거 상도동계, 하나회, 친문 모두 본질은 같다"고 주장했다.
"우리 정치, 강성 지지층에 아부·아첨만"
청년들은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고 상대 당에 대한 공격에만 집중하는 소모적 행태가 문제의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성주 전 정의당 정책위 부의장은 "우리 정치는 시민들이 혐오하는 단어 10~15개를 뽑은 뒤, 상대 정당을 지칭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며 "강성 지지층에 아부·아첨해 단기적 이익을 얻고자 하는 욕망만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하헌기 전 민주당 청년대변인은 "정치인들은 우리 진영 공격에 대해 얼마나 방어를 잘하느냐, 혹은 상대편에 얼마나 '데미지'를 잘 넣느냐로 평가받는다"며 "잘 싸우는 것은 정치가 해야 할 일이 아니다. 갈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조정과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정치개혁 논의에서 '이해 당사자'인 현직 의원은 빠져 달라는 격앙된 목소리도 나왔다. 청년이 배제된 청년정치 논의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이동학 전 최고위원은 "개혁을 위해서는 국회의원은 논의에서 다 빠져야 한다"며 "이해 관계자가 논의에 참여하는 순간 다음 선거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윤정 정의당 기후활동가는 "오전 10시 30분에 청년 목소리를 듣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기성 의원들도 청년들이 꼽은 문제점에 공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과거 산업화-민주화 세력이 경쟁하는 정치 체제를 더 지속해서는 안 된다"며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25~30%가 지지하는 당을 만들어주는 제도가 민주주의고, 정치개혁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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