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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컬스 사망케 한 경찰, 3일 전에도 다른 흑인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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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컬스 사망케 한 경찰, 3일 전에도 다른 흑인 때렸다"

입력
2023.02.09 16: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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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피스 경찰 '스콜피온' 상대 500만 달러 소송
"주차장서 마구 폭행... 뉴스 보니 가해자 동일"

지난달 28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농구장 스무디킹 센터의 전광판에 같은 달 초 경찰의 폭행으로 숨진 타이어 니컬스를 추모하는 영상이 나오고 있다. 뉴올리언스=AP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농구장 스무디킹 센터의 전광판에 같은 달 초 경찰의 폭행으로 숨진 타이어 니컬스를 추모하는 영상이 나오고 있다. 뉴올리언스=AP 연합뉴스

올해 초 미국을 들끓게 만든 '흑인 청년 구타 사망 사건'의 가해자인 경찰관들이 이 사건 발생 3일 전에도 다른 흑인 운전자를 과잉 진압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했다. 미국 사회의 경찰 개혁 움직임도 한층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8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과 의회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테네시주(州) 멤피스에 사는 몬테리오스 해리스(22)는 전날 '경찰로부터 부당한 구타를 당했다'며 500만 달러(약 63억 원) 규모의 소송을 냈다. 피고는 지난달 7일 교통 단속을 이유로 타이어 니컬스(29·같은 달 10일 사망)를 운전석에서 끌어내 무차별 구타한 멤피스 경찰국의 특수부대 '스콜피온' 소속 경찰관들이다.

소장에서 해리스는 "지난달 4일 사촌의 아파트 주차장에서 경찰관 5, 6명이 갑자기 다가와 소속도 밝히지 않은 채 (나와 사촌이 타 있던) 차량에 총기를 들이대며 '차에서 내리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외쳤다"고 밝혔다. 이어 "무장 강도의 위협으로 여기고 도망치려 했던 자신과 사촌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폭행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몸에 멍이 들고 머리에서 피까지 흘릴 정도였으나 교도소에 수감될 때까지 치료도 받지 못했다고도 했다. 그 이후 니컬스가 심장마비로 숨졌다는 뉴스를 접하고는 '가해자가 얼마 전 나를 때렸던 경찰관들과 동일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게 해리스의 주장이다.

현재 해리스와 그의 사촌은 총기 및 마약 소지, 체포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그러나 해리스 측은 "모두 허위 내용"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올해 초 경찰의 폭행으로 숨진 타이어 니컬스의 사망 사건에 항의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시위 도중 한 여성이 '경찰은 테러를 멈춰라'라고 기재된 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올해 초 경찰의 폭행으로 숨진 타이어 니컬스의 사망 사건에 항의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시위 도중 한 여성이 '경찰은 테러를 멈춰라'라고 기재된 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는 유사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우범지역 순찰이 주요 임무인 스콜피온이 평소 유색 인종을 고압적으로 대했다는 취지다. 한 남성은 안전벨트 미착용으로 후추 스프레이를 맞았다고 말했고, 모리스 차메스-스토크스(19)는 길에서 난데없이 몸수색을 당했다고 했다. 피해자들의 공통점은 '흑인'이라는 점이다. 실제 스콜피온이 체포한 이들의 90%가 흑인으로, 멤피스 거주 흑인 비율(65%)보다 훨씬 높다. 수색 과정에서 머리를 벽돌에 부딪히기도 했다는 차메스-스토크스는 "내가 니컬스일 수도 있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니컬스 사건 당시 멤피스 경찰은 그를 때린 뒤, 피투성이가 된 모습을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이 사진을 외부인에게 전송하는 등 폭행을 오락거리로 삼는 행태까지 보였다. 병원에선 니컬스의 수갑을 풀어 달라는 의료진 요청을 거절한 데다,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도 않는 등 비협조로 일관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2급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가해 경찰관들은 경찰 자격이 영구 박탈됐다.

경찰 개혁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니컬스 사망 이후 미국인 4명 중 3명(75%)이 경찰 폭력을 사회적 문제로 본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2020년 경찰 폭행으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 당시보다도 높아진 수치다. 니나 터너 전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은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지역민을 보호하겠다고 선서한 경찰관의 폭력은 공공 정책의 실패"라며 연방정부 차원의 조치를 요구했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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