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도 상습학대 혐의로 영장 신청
멍든 채 숨진 12세 초등학생이 살던 인천 남동구 한 아파트 현관에 8일 경찰 통제선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인천에서 12세 초등학생 의붓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계모와 친부에 대해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9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계모 A(42)씨와 상습아동학대 혐의로 친부 B(39)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7일 인천 논현동 아파트 자택에서 초등학교 5학년 의붓아들 C(12)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도 C군을 상습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직후 이들은 C군 몸에서 발견된 멍 자국에 대해 "아이가 자해해서 생긴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전날 경찰 조사에서 "훈육을 위해 때린 사실이 있다"며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C군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전날 사인 불명이라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국과수는 다만 "C군 시신에서 다발성 손상이 확인된다"며 "직접적 사인 확인을 위해 정밀검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A씨 가족은 지난해 여름 인천 고잔동에서 멀지 않은 현재 집으로 이사했다. C군은 교우관계 등을 이유로 학교를 옮기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24일부터 학교에 나오지 않아 미인정 결석 학생이자 집중관리대상자로 분류됐다.
학교 측은 지난해 12월 1일 A씨를 불러 C군에 대해 상담했다. 당시 A씨는 C군과 함께 학교를 찾아 "홈스쿨링을 하면서 필리핀 유학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이에 학생 소재와 안전이 확인됐다는 이유로 가정방문 등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서 학업 중단 학생에게 숙려기간을 주는 제도를 안내했지만 A씨가 거부했다고 한다"며 "상담 당시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정황도 없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C군 동생인 자매에 대해선 부모와 분리해 아동보호시설에 인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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