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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튀르키예 배터리 공장 프로젝트 결국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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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튀르키예 배터리 공장 프로젝트 결국 무산

입력
2023.02.08 18:30
수정
2023.02.08 23:12
0 0

튀르키예 "포드, SK온 배터리 공장 협약 끝"
코치, 포드 새 파트너로 LG엔솔 언급 "논의 중"
업계 “현금 문제” SK온 “이유 못 밝혀”


SK온 배터리가 들어가는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연합뉴스

SK온 배터리가 들어가는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연합뉴스


SK온이 포드의 튀르키예(옛 터키) 배터리 합작공장 프로젝트에서 결국 물러났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 여파로 지지부진했던 투자 논의가 무산됐다. 포드는 튀르키예 배터리 공장의 새로운 파트너로 LG에너지솔루션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튀르키예 제조기업 코치는 7일(현지시간) 공시를 통해 "전기 상용차 배터리 생산 투자와 관련해 포드, SK온과 양해각서(MOU)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3월 SK온은 포드, 코치와 합작법인 설립 추진 MOU를 맺고 3조∼4조 원(3사 합계)을 들여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 인근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세울 예정이었다. 이 공장은 2025년부터 연간 30~45기가와트시(GWh) 규모로 배터리를 생산, 포드 전기차에 공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가 본격화하고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투자 논의는 답보상태였다. 코치 측은 포드와 합작공장을 세울 새로운 배터리셀 업체를 찾아왔다.

코치는 이번 공시에서 "배터리 투자 실현을 위해 모든 대안을 검토하고 있고, 포드, LG에너지솔루션과도 논의 중"이라며 "아직 결정된 바 없고 적절한 시기에 세부 사항을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포드, 코치와의 협력에 대해) 논의 중에 있는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SK온이 투자금이 부족해 빠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를 통해 현금 4조 원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실제 유치 금액은 8,000억 원에 그쳤다. 모회사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지원받은 2조 원은 미국 배터리 공장을 짓고 차입금을 갚는 데 썼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LG에너지솔루션 측에 '영업비밀 침해 분쟁' 소송에 따른 로열티도 줘야 한다.

이에 대해 SK온 측은 "지난해 프리IPO와 별개로 20억 달러(약 2조5,000억 원) 규모 공적수출신용기관(ECA) 투자자금을 확보해, 자금 조달 때문에 튀르키예 공장 MOU를 종료한 것은 아니다"며 "다만 3자 합의에 따라 구체적인 종료 사유는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SK온과 포드의 협력은 이어진다. 두 회사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통해 미국 켄터키주와 테네시주에 배터리 생산기지 3곳을 구축하고 있다. 연간 총 129GWh 규모로, 이는 차량 1대당 105킬로와트시(kWh) 배터리가 들어가는 포드의 F150 라이트닝 전기차 픽업트럭을 약 120만 대씩 생산하는 규모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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