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나 이워트 에뮬레이트 CSO 인터뷰
코로나19 백신을 비롯한 신약 개발 과정에서 약물의 안전성 확인을 위한 동물실험은 불가피하다. 농림축산본부에 따르면 2021년 국내에서 실험에 동원된 동물은 488만 마리다. 해외에서는 동물을 대체하는 '장기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장기칩이란 사람의 세포를 기반으로 장기의 구조와 기능, 특성을 실체와 유사하게 구현하는 기술이다.
미국 장기칩 개발사 '에뮬레이트'의 로나 이워트 최고과학책임자(CSO)는 8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신약 후보 물질을 대상으로 간을 모사한 장기칩으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독성을 야기할 수 있는 물질을 정확하게 골라냈다"며 "더 많은 장기칩 모델이 개발된다면 동물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에뮬레이트는 장기칩 분야에서 기술력이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회사로, 이워트 책임자는 연구개발(R&D)팀을 이끌며 미 식품의약국(FDA), 유럽 내 기관들과 협력하고 있다.
이워트 책임자는 "동물은 인간과 다른 면역 체계를 가지고 있다"며 "새로운 치료법을 효과와 안전성 관점에서 측정하기 위해서는 동물보다 장기칩을 사용하는 게 점점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에뮬레이트는 현재 간, 결장, 십이지장, 뇌, 신장 등 5가지 장기에 초점을 맞춰 장기칩을 개발하고 있다.
이워트 책임자는 또 장기칩 개발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미국에서는 FDA 현대화법(Modernization Act)이 통과되면서 신약개발 시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대체시험을 하는 게 가능해졌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국에서도 동물대체시험을 촉진하는 법안이 발의됐다고 들었다"며 "이 같은 개선은 연구자들이 동물실험이 아니라 최신 기술을 이용한 방법을 활용하도록 촉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워트 책임자는 국제보호단체 한국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한국HSI)이 '동물 대신 신기술로 시험하는 시대' 주제로 주최한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 통과를 위한 민·관 협동 토론회에 참석하고,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장기칩 이용 관련 정부기관 협력 사례를 한국 정부와 공유하기 위해 방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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