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종 5일 SM 임직원에 메일 보내 이성수·탁영준 대표 비판"일방적으로 일 밀어붙이며 독단적인 의사결정 강행"
이성수·탁영준 SM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가 지난 3일 이수만 SM 창업자를 배제한 'SM 3.0' 시대 개막을 선언한 가운데 사내 내분이 심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소속 가수 겸 배우 김민종은 5일 두 공동대표의 발표를 두고 "독단적 의사결정"이라며 비판하고 나섰고, SM 구성원들 사이에선 그를 지지하는 측과 반발하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두 공동대표는 3일 그간 총괄 프로듀서로 활동해온 이수만의 퇴진을 공식화하며 SM의 미래 전략을 구체화한 ‘SM 3.0: IP 전략’을 발표했다. 이수만 프로듀서가 진두지휘하는 1인 프로듀싱 체제에서 벗어나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제를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김민종은 5일 새벽 SM의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수만 선생님을 위해, SM 가족을 위한다는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는 공표된 말과는 달리 선생님과의 모든 대화를 두절하고, 내부와는 어떤 상의도 없이 일방적인 발표와 작별을 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두 대표는 SM의 미래를 좌우하는 이 중대한 결정 사항들을 두고 대체 왜 선생님과의 소통을 차단했을까"라며 "무엇이 그렇게 급하고 두려워서 (SM의 소액주주이자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과 합의사항에 대한 이사회를 설 명절 당일 오전, 모두가 차례를 지내고 세배할 시간에 야반도주하듯 처리한 것인가"라며 물었다.
김민종은 "배우이자 가수로서, 저를 비롯한 SM의 아티스트들의 활동에는 선생님의 프로듀싱과 감각적 역량이 꼭 필요하다"면서 "두 대표가 중심이 되어 진행하는 SM의 프로듀싱, SM의 컨텐츠, SM 소속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으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이수만 프로듀서도 SM 3.0과 관련해 불편한 심기를 주위에 여러 차례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종의 이 같은 공개 발언은 SM 사내의 내분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K팝의 선구자로서 한때 국내 대중음악 산업의 1위 기획사였던 SM의 시가총액은 현재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하이브는 물론 JYP엔터테인먼트에도 밀리며 업계 3위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김민종처럼 이수만 프로듀서를 지지하는 직원과 SM의 변화에 대한 요구가 엇갈리고 있다.
6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SM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은 대체로 두 공동대표의 'SM 3.0' 발표를 지지하는 분위기다. "시총과 영업이익이 하이브의 절반도 안 되는 3등 회사가 됐다" "(최근 SM 가수들의) 노래, 콘셉트, 마케팅 등이 기대 이하였다" "회사는 변화가 필요하고 이수만 프로듀서가 계속 있는 한 변화는 어렵다고 본다" "과거의 영광에 취해 있지 말고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등의 글이 이어졌다.
'SM 3.0' 발표 후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높아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일 SM 주가는 전 영업일 종가 대비 1.32% 오른 9만 2,200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SM의 목표 주가를 기존 10만 4,000원에서 12만 4,000원으로 높였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계 도입으로 제작 능력이 확대되면서 아티스트의 활동이 훨씬 활발해지고 음악적 다양성도 확보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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