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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의 날들의 미덕

입력
2023.02.09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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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피자의 날

2월 9일은 피자 마니아들의 축제일 '피자의 날'이다. pixels 사진

2월 9일은 피자 마니아들의 축제일 '피자의 날'이다. pixels 사진

먹거리와 관련된 기념일들이 만들어진 배경은 다양하고 더러는 얄팍한 상술이라는 비판도 받지만 그날들은 이웃과 친지, 또 불특정 다수와 특별한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멋진 핑계를 제공한다는 미덕도 공유한다.

그렇게 시리얼의 날(3.7), 땅콩버터와 젤리의 날(4.2), 컵케이크의 날(6.13), 어니언링의 날(6.22), 캐비어의 날(7.18)이 생겼고, 아이스크림 광이라는 전 미국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이 특유의 쇼맨십을 발휘해 비공식적으로 선포했다는 아이스크림의 날(7월 셋째 일요일)도 생겨났다. 다이어트 건강식에 지친 이들에게 해방감(?)을 선사하는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는 날(5.11)’, 설레는 연인들이 특히 좋아한다는 ‘중국음식 테이크아웃의 날(11.5)’, ‘친구와 함께 밥 먹는 날(11.25)’, 먹보들의 잔칫날인 ‘아이 러브 푸드의 날(9.9)’도 있다.

스웨덴에는 와플의 날(보펠다겐, 5.11)이 있고, 뉴질랜드에는 물고기 모양 초콜릿을 송풍기로 말려 표면을 비늘처럼 꾸민 ‘국민 간식’ 초콜릿 피시의 날(5.11)이 있고, 멜론의 원산지라는 투르크메니스탄에는 멜론데이(8월 둘째 일요일)가 있고, ‘먹거리 불모지’ 영국에는 내셔널 버거 데이(8.27)가 있고, 일본에는 만두의 날(9.20)이 있다. 그리고 한국인들은, 밸런타인데이(2.14)와 화이트데이(3.14)에 선물을 못 받은 이들이 짜장면을 함께 먹으며 서로를 위로하는 블랙데이(4.14)라는 뭉클한 날을 만들었다.

2월 9일은 ‘피자의 날’이다. 10세기 이탈리아 나폴리의 가난한 부두 노동자들을 위한 저렴한 패스트푸드로 탄생했다는 피자는 19세기 마르게리타 여왕의 입맛과 통일 왕국의 삼색 국기(흰 치즈와 붉은 토마토 녹색 바질)를 닮은 빛깔로 마음까지 사로잡으면서 ‘마르게리타 피자’라는 영예로운 이름까지 얻으며 국민 음식이 됐고, 2차 세계대전 이민자들에 의해 미국에 소개돼 미국인들이 햄버거 다음으로 사랑하는 패스트푸드가 됐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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