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자이너 파코 라반의 생존 모습. 구글 캡처
금속 등을 활용해 우주시대 느낌을 주는 패션을 선보인 스페인 출신 패션 디자이너 파코 라반이 별세했다. 향년 89세.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패션 그룹 푸이그는 이날 파코 라반의 별세 소식을 발표했다. 파코 라반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보유한 푸이그 측은 성명을 통해 "라반은 과감하고 혁명적이며 도발적인 비전을 전파했다"라고 밝혔다.
라반은 1934년 스페인 바스크 지역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성장했다. 건축을 전공하다가 뒤늦게 고급 핸드백과 가방 디자이너로 패션계에 입문했다. 역시 디자이너였던 어머니의 영향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반은 피에르 카르댕과 함께 1960년대 이색 소재를 활용한 우주시대 패션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1966년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만들고, 첫 컬렉션에 '입을 수 없는 옷'이라는 이름을 붙인 금속 고리와 플라스틱 줄로 만든 드레스를 선보였다.
당시 다른 디자이너들이 벨벳 등을 많이 사용할 때라 코코 샤넬은 그를 가리켜 금속 작업자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2011년엔 미국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그가 만든 종이 옷을 입어 화제를 모았다. 라반은 말년에 점성술에 빠져 종말론적 예언을 내놓거나, 외계인 방문설을 주장해 구설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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