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고용지표 개선되자 주가 급락
'좋은 경제 지표=주가 상승' 상식 안 통해
미국의 건전한 경제지표가 오히려 증시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건전한 경제 지표'를 근거로 다시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의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또 이를 잡기 위한 연준의 과도한 긴축이, '건전한 경제 지표가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일반적 상식도 통하지 않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3일 발표한 1월 미 노동시장 관련 지표가 대표적이다. 미국의 1월 일자리는 시장 전망치의 3배에 가까운 51만7,000개 증가하고, 실업률은 거의 54년 만의 최저치(3.4%)를 기록했다.
노동시장이 건강하다는 이런 지표는 통상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노동시장이 튼튼히 받쳐주는 한 경제가 침체 늪에 빠질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 지표는 오히려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아직 경기가 괜찮다'는 판단에 따라 미 연준이 긴축 속도를 다시 높일 수 있어서다. 아직 미국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잡히지 않은 상황이라 연준이 금리를 추가로 더 올릴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월 고용 지표가 나온 후 연준이 올해 금리를 두 번 더 올릴 확률이 높다는 데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투자자들은 3월뿐 아니라 5월에도 연준이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최근 반등하고 있는 뉴욕 증시 랠리에 찬물일 끼 얹기도 했다. 고용지표가 나온 3일 나스닥 지수는 1.59% 하락했다.
연준의 지상 과제가 물가 잡기인 만큼, 최근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 등을 너무 낙관하고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의 주가 급등세가 연준의 실제 의도, 행동에 근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크레디트스위스 이코노미스트 제러미 슈워츠는 "연준이 연내 금리인하를 시작하려면 심각한 경기침체나 아니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로 떨어질 것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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