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왕들 앞세워 '무자본 갭투기'로 주택 매수
빌라 수백 채를 사들여 전세 사기를 벌인 이른바 '빌라왕'들의 배후로 지목된 컨설팅업체 대표가 법정에 선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김형석)는 부동산 컨설팅 업체 대표 신모(39)씨를 2일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신씨는 '깡통 전세' 수백 채를 굴리며 임차인 37명의 전세금 보증금 80여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된 빌라왕 김모씨의 배후로 지목됐다. 신씨는 김씨 명의를 빌려 이른바 '무자본 갭투기' 방식으로 빌라 수백 채를 사들였는데, 이 같은 수법으로 2017년 7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서울 강서구와 인천 등 수도권 일대에서만 주택 628채를 매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자본 갭투기는 임대차와 매매 계약을 동시 진행해 자기 자본 없이 임차인의 전세 보증금으로 신축 빌라 등의 매매대금을 충당하는 수법이다.
경찰은 압수한 신씨의 휴대폰 분석을 통해 신씨가 김씨 외에도 여러 '바지 빌라왕'들의 배후로 판단했다. 특히,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 일대 신축 빌라와 오피스텔 약 240채를 사들여 세를 놓다가 2021년 제주에서 돌연 숨진 정씨 사건에도 신씨가 개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다른 빌라왕 사건에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어 신씨의 사기 행각이 추가로 드러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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