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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모리조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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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모리조 전성시대

입력
2023.02.05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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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아키오 신임 회장(당시 사장)이 도쿄오토살롱 2023 현장에서 GR 야리스 WRC 드라이버 에디션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토요타 아키오 신임 회장(당시 사장)이 도쿄오토살롱 2023 현장에서 GR 야리스 WRC 드라이버 에디션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은 말 그대로 ‘난공불락’의 성채와 같다.

누군가의 주장을 떠올린다면 언제는 귀족으로 불렸다가 언제는 간첩으로 급변하는 것으로 알려진 노조로 인해 언제든 기업의 기틀이 무너지고, 국가 경제가 파탄날 것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거대한 입을 가진 이들이 경제 위기를 말하고 있지만 거침이 없는 모습이다.

여기에 고용 유연화 및 법인세 등의 경쟁력 악화 요소가 있다고 하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의 ‘브랜드들’ 즉, 현대 기아, 제네시스는 국산 신차 시장 90%을 쥐고 있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연이은 도전과 발전, 그리고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모습을 보고 있자면 그들의 위기라는 주장은 어쩌면 ‘허언’일지 모른다.

토요타는 최근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가주 레이싱을 앞세우고 있다.

토요타는 최근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가주 레이싱을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고민은 있다. 바로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에 비해 ‘브랜드의 충성도’가 다소 낮다는 점이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의 ‘충성도 상승’에 비해 국내 고객들의 충성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이다.

물론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인 만큼 ‘브랜드 차량의 재구매’ 비중만을 충성도의 척도로 본다면 분명 충성도가 낮지 않은 것이 사실이겠지만 산재되어 있는 ‘충성도 관련 각종 요소’들을 고려한다면 아쉬움도 느껴진다.

차량 품질 논란을 비롯해 급발진, 블랙리스트 관리 논란과 리콜 거부 등과 같이 ‘해외 시장과 국내 시장을 대상으로 한 이해할 수 없는 태도’ 등으로 인해 조롱과 비난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도쿄오토살롱 2023 현장은 말 그대로 '마니아'들을 위한 공간이었다.

도쿄오토살롱 2023 현장은 말 그대로 '마니아'들을 위한 공간이었다.

동해 건너의 일보 자동차 시장에서 토요타의 역시 비슷한 시기가 있었다.

토요타 브랜드는 근래 일본 신차 시장의 40~50% 수준의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왔고 다양한 차종, 그리고 다채로운 선택지, 폭 넓은 서비스 네트워크를 선보였다. 그러나 혼다, 닛산 등과 같은 ‘시장 점유율’이 적은 또 다른 브랜드에 비해 고객 충성도 부분에서 견고함이 부족했다.

아무래도 토요타의 ‘대중적인 이미지’가 고객의 충성도를 자극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던 것이다.

토요타 아키오 회장이 도쿄오토살롱 2023 현장에서 GR 야리스 WRC 에디션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토요타 아키오 회장이 도쿄오토살롱 2023 현장에서 GR 야리스 WRC 에디션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러던 토요타가 최근 일본의 여러 자동차 브랜드 사이에서도 ‘높은 충성도’를 연이어 선보이며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새로운 포트폴리오, 그리고 ‘모리조’가 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형식을 강조했고 이에 따라 임원들의 근엄함, 그리고 정중함을 요구해왔다.

그렇기에 냉혈하면서도 혈기왕성한 모습으로 팔뚝을 흔들고, 소리를 높이며 모두를 집중시키고 그리고 무척이나 직설적인 표현과 행동을 이어가던 카를로스 곤(닛산 전 회장)의 모습은 무척이나 이채로울 수 밖에 없었다.

토요타는 현재 그 어떤 자동차 브랜드보다 '적극적인 모터스포츠 행보'를 보이고 있다.

토요타는 현재 그 어떤 자동차 브랜드보다 '적극적인 모터스포츠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토요타는 카를로스 곤보다 더욱 독특한, 그리고 더욱 인상적인 또 다른 임원을 마주하고 있다. 바로 토요타 아키오 사장(현 토요타 아키오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토요타 아키오 사장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전통적인 일본의 기업인’의 성장 및 활동 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토요타 아키오 사장은 토요타의 리더에 오른 이후 그 어떤 일본의 기업과 다른 대담하고 적극적인 변화를 선보이고 있다.

형식보다는 내실에 집중하고, 과감하면서도 빠른 변화를 통해 토요타의 위기를 탈출을 이끌었다. 그리고 토요타를 ‘평범한 자동차 브랜드’에서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일 수 있는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그리고 세계적인 기업의 임원이 '부캐'를 통해 레이스에 나서는 건 실로 희귀한 모습일 것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그리고 세계적인 기업의 임원이 '부캐'를 통해 레이스에 나서는 건 실로 희귀한 모습일 것이다.

여기에 일반적인 기업의 임원으로는 구현하거나 ‘제시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바로 괴짜스러운 ‘부캐’를 갖고 있다. 바로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내구 레이스 및 일본 내 여러 모터스포츠 활동에 나서고, 차량 개발 및 브랜드의 대외적인 활동에 보다 밝고 적극적인 성격의 ‘모리조’를 보유하고 있다.

모리조일 때의 토요타 아키오 사장은 ‘사장’이라는 직책의 무게감은 벗어 던지고 자동차를 좋아하고 자동차를 또 다른 장난감으로 여기는 이들과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발을 구르며 예정되지 않은 소리를 지르며 즐거워한다.

실제 도쿄오토살롱 2023, 가주 레이싱의 전시 공간에서 만난 토요타 아키오 사장이 그랬다.

토요타 아키오, 그리고 '모리조'는 이미 많은 팬덤을 보유한 인사가 되었다.

토요타 아키오, 그리고 '모리조'는 이미 많은 팬덤을 보유한 인사가 되었다.

그는 그 누구의 요청도 없이 혼자서 차 위에 올라 사진을 찍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즐거움’을 한 껏 과시했다.

더불어 가주 레이싱의 노하우가 담긴 GR 코롤라에서는 모리조의 취향과 요구 사항을 적극적으로 담아낸 ‘모리조 에디션’이 마련되어 ‘모리조’는 한 임원의 일탈이 아닌 ‘공식적인 존재’로 거듭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토요타의 변화, 그리고 모리조의 활약은 어느새 토요타에 대한 젊은 소비자들의 선호도, 충성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도쿄오토살롱 현장에서 가주 레이싱 머천다이징 샵은 판매 시작과 함께 많은 고객들이 몰렸다.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약속, 그리고 ‘젊은 세대’와 같은 옷을 입고, 같은 말을 하려는 행동 역시 좋은 노력 중 하나다. 하지만 같은 옷을 입고 같은 말을 하더라도 그 모습이 어색하고 경직되었다면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

경직된 기업 문화를 대표하는 일본에서 등장한 모리조, 국내 기업 문화에도 큰 의미가 될 것이다.

경직된 기업 문화를 대표하는 일본에서 등장한 모리조, 국내 기업 문화에도 큰 의미가 될 것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분명 새로운 도전, 그리고 새로운 행보, 그리고 누군가 마음 속에서 가졌던 희망 등을 키우며 국내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최근 N 디비전의 출범, WRC 등의 활약은 물론 국내에서도 최근 이어지는 행보 역시 이상적이다.

하지만 아직 변하지 않고, 또 의심의 시선을 갖고 있는 이들도 여전히 많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니 여기에 그치지 않고 또 다른 무엇이 필요할지 고민하고 또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길 기대해본다.

다만 좋을 때에는 대기업의 임원을 'ㅇㅇ이형'이라 부르는 '유행'을 만들면서도 한편에서는 비선과 다름 없는 인사를 정당하지 않게 선임하는 행동을 보이고, 이에 따른 비판을 차단하려는 모습은 정답은 아닐 것이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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