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 사흘 방치돼 숨진 2세 아이..."굶어서 사망했을 가능성 커"

국과수 1차 부검결과 경찰에 통보
경찰, 친모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

2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체포된 엄마 B(24·여)씨와 숨진 아들 A(2)군이 살던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 현관 앞에 유모차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인천 미추홀구에서 사흘간 집에 혼자 방치돼 숨진 2세 아동은 굶어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3일 인천경찰청은 전날 미추홀구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A(2)군 시신에 대한 부검 결과 "장시간 음식물이 공급되지 않은 사유로 사망했을 가능성 있다"는 1차 구두소견 결과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국과수로부터 "피해자 신체에서 외력에 의한 상처나 골절 등 치명상이나 특이 손상은 없었다"면서 "기저질환 관련 여부와 기타 화학·약물 등 정밀 검사를 통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예정"이라는 회신을 받았다.

경찰은 이날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A군 친모 B(2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B씨는 지난달 30일부터 전날 오전 2시까지 사흘간 미추홀구 자택에서 태어난 지 20개월 된 아들 A군을 혼자 방치한 채 외출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B씨는 "지인이 일을 좀 도와달라고 해서 일을 하러 갔는데 끝나고 술을 마셔 귀가하지 못했다"면서 "아이가 숨질지 몰랐다”고 진술했다. B씨는 지난해 여름 남편과 별거를 시작한 이후 사건이 발생한 집에서 생활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정규직으로 택배 상하차 업무 등을 했고, 전 남편으로부터 주당 5만~10만 원가량 생활비를 받았으나, 도시가스와 수도 요금을 제때 내지 못하는 등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