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저우 폭스콘 공장 폐쇄 여파
팀 쿡 "12월 내내 생산 차질"
"애플도 팬데믹 특수 끝" 평가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기업 애플이 2일(현지시간) 월가의 예상치를 밑도는 지난해 4분기(10~12월·애플 회계연도 기준 2023년 1분기) 실적을 내놨다. 통상 4분기는 해마다 9월 발표되는 아이폰 신제품이 시장에 풀리면서 애플의 매출이 오르는 기간이지만,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5.5% 감소한 1,171억5,400만 달러(약 143조6,300억 원)에 그쳤다.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 거점인 중국 정저우시 폭스콘 공장이 팬데믹 탓에 봉쇄되며 연말 쇼핑 대목에 제때 공급이 이뤄지지 못하는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전년 대비 5%나 떨어진 4분기 매출 감소폭은 2016년 이후 최대치다. 애플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한 건 코로나 팬데믹이 본격 시작되기 전인 2019년 이후 처음이다.
작년 4분기 순이익은 매출보다 더 쪼그라들었다. 애플은 순이익이 299억9,800만 달러(36조7,700억 원)로 13.3% 감소했다고 밝혔다. 4분기 주당순익은 1.88달러였는데, 이는 예상치 1.94달러를 하회한 것이다. 이 같은 소식에 이날 애플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4% 가까이 하락했다.
매출과 순이익 감소에는 애플 매출에서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아이폰이 기대만큼 팔리지 않은 영향이 컸다. 지난해 4분기 아이폰 매출은 657억7,500만 달러(80조 6,400억 원)로 1년 전보다 8.2% 감소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중국 내 생산 차질로 12월 내내 악영향이 있었다"며 "거기에 큰 구멍이 있었다"고 했다. 시장조사업체 인터내셔널 데이터 코퍼레이션에 따르면, 4분기 애플의 전 세계 아이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18%나 줄어든 약 3억 대를 기록했다.
애플은 올 1분기 매출 역시 4분기와 비슷한 추세를 보일 것이라 예측했다. 큰 폭의 하락이 예상된단 얘기다. 아이클라우드(가상 서버 서비스), 애플뮤직, 애플tv 등을 아우르는 서비스 부문 매출은 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이패드와 맥 컴퓨터의 판매는 모두 지난해 1분기 대비 두 자릿수 감소가 예측된다고 루카 마에스트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했다. 다만 아이폰 판매량의 경우 지난해 4분기에 비해선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은 지난해 3분기의 경우 주력 제품인 아이폰의 매출이 기대에 못 미쳤음에도, 역대 3분기 중 최대 매출 기록을 썼다. 메타(페이스북 모기업), 알파벳(구글 모기업), 아마존 등 다른 빅테크(주요 기술기업)들이 줄줄이 저조한 실적을 내놓는 가운데서도 홀로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그러나 상황은 한 분기 만에 역전됐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애플마저 팬데믹 특수가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애플은 빅테크의 대규모 해고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실리콘밸리에서 드물게, 아직까지 인력 감축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쿡 CEO는 이와 관련 "우리는 현재 환경이 도전적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고용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숙고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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