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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질환 앓는 생후 2개월 1.1㎏ 이른둥이, 수술하지 않고 살렸다

입력
2023.02.02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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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팀, 동맥관개존증 시술 성공

윤슬이의 퇴원을 앞두고 의료진이 축하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진영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윤슬이 엄마 김노을씨. 삼성서울병원 제공

윤슬이의 퇴원을 앞두고 의료진이 축하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진영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윤슬이 엄마 김노을씨. 삼성서울병원 제공

몸무게 1.1㎏으로 일찍 태어난 이른둥이에게 심장 질환의 일종인 동맥관개존증이라는 비수술적 폐쇄술을 성공해 국내에서 이 분야 최소 체중 기록을 경신했다.

송진영ㆍ성세인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은 지난해 11월 8일 생후 2개월에 몸무게 1.1㎏인 아기 윤슬이에게 동맥관개존증 치료를 위해 비수술적 폐쇄술을 시행했다. 시술에 성공한 윤슬이 어린이는 최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으며, 몸무게가 3㎏을 넘기는 등 몰라보게 자랐다.

윤슬이는 28주 4일만에 세상에 나왔다. 태어났을 때 몸무게가 680g에 불과했다. 초극소저체중 출생아로 이른둥이 가운데서도 작은 축에 속했다. 태어났을 때 윤슬이보다 작은 아이는 전국을 뒤져봐도 3% 남짓에 불과했다.

윤슬이는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미숙아에서 제일 문제가 되는 심장 질환의 하나인 동맥관개존증을 진단받았다.

동맥관개존증이란 자궁 내 태아의 혈액순환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동맥관이란 혈관이 출생 후에도 계속 열려 있는 것을 말한다. 원래 생후 초창기에 자연적으로 막히는 게 정상이지만 이른둥이에게서는 지속적으로 열려 있을 때가 많다.

문제는 열린 상태가 지속되면 심내막염이나 폐부종과 같은 합병증은 물론 심부전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이다.

윤슬이 또한 심장 기능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는데도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열린 동맥관을 막는 치료를 서둘러야 하는데 윤슬이가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동맥관개존증을 치료하는 데 쓰는 기구는 아기들이 보통 6㎏ 이상 자란 뒤에나 쓸 수 있다. 윤슬이처럼 이른둥이에게는 사용하기 어렵다.

송진영ㆍ성세인 교수팀은 지난 2021년 12월 1,760g 아기를 대상으로 시술했던 경험을 되살렸다.

교수팀은 앞서 치료 때와 마찬가지로 최근 개발된 ‘피콜로’라는 기구를 이용하기로 했다. 최대 5㎜에 불과한 피콜로는 윤슬이 같이 특별한 경우에 쓰도록 제작됐다.

윤슬이의 연약한 몸이 견딜 수 있도록 매우 섬세한 치료가 이뤄졌다. 교수팀은 윤슬이의 다리 혈관을 통해 피콜로를 동맥관까지 이동한 뒤 기구를 펼쳐 열린 동맥관을 막는 데 성공했다.

윤슬이 엄마 김노을 씨는 “송진영ㆍ성세인 교수님을 비롯해 신생아 중환자실 의료진 모두가 자기 애인 것 마냥 애써주신 게 무척 고마웠다”며 “덕분에 밝은 모습으로 퇴원할 수도 있게 됐다”고 했다.

이번 시술을 주도한 송진영 교수는 “치료를 잘 버텨준 윤슬이가 대견하고 고맙다”며 “앞으로 윤슬이 같은 아기의 치료 성공 경험이 더 많이 쌓이면 이른둥이에게 심장 질환의 비수술적 치료가 대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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