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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지난해 민주주의 순위 8계단 하락… '167개국 중 24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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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지난해 민주주의 순위 8계단 하락… '167개국 중 24위'

입력
2023.02.02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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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연구소 분석 "대립적 정치에 대중 환멸, 타협 공간 위축"
'푸틴 제국주의' 러 22계단 추락… 중국·북한 최하위권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한국의 민주주의 성숙도가 전 세계 167개국 중 24위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8계단 하락한 결과다.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의 부설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1일(현지시간) 발표한 '민주주의 지수 2022(Democracy Incex 2022)'에서 한국은 24위에 올랐다.

다만 평가 총점에서 10점 만점에 8.03점을 기록, 8점대에 턱걸이하며 3년째 '완전한 민주국가' 평가를 지켜냈다. EIU는 2006년부터 167개 국가를 대상으로 5개 영역을 평가해 민주주의 발전 수준 점수를 산출해왔다. 이를 토대로 8점이 넘는 국가는 '완전한 민주국가', 6점 초과∼8점 이하는 '결함 있는 민주국가', 4점 초과∼6점 이하는 '민주·권위주의 혼합형 체제', 4점 미만은 '권위주의 체제' 등 4단계로 구분한다.

한국은 2020년 8.01점으로 23위에 오르며 5년 만에 '결함 있는 민주국가'에서 '완전한 민주국가' 대열에 합류했다. 2021년에는 8.16점으로 16위였다. 한국은 항목별로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 9.58점 △정부 기능 8.57점 △정치 참여 7.22점 △정치 문화 6.25점 △국민 자유 8.53점을 얻었다.

특히 1년 전보다 '국민 자유' 영역 평가가 0.59점 상승했지만, '정치 문화'에서 하락 폭이 1.25점이나 되는 바람에 전체 평균 점수가 내려갔다. EIU는 한국과 관련해 "수년간의 대립적인 정당 정치가 한국의 민주주의에 타격을 줬다"며 "정치에 대한 이분법적 해석이 합의와 타협의 공간을 위축시키고 정책 입안을 마비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인들은 합의를 모색하고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보다는 라이벌 정치인들을 쓰러뜨리는 데에 정치적 에너지를 쏟는다"고 꼬집었다. EIU는 "대중들이 갈수록 민주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공직자들에 대한 신뢰를 잃으면서 민주주의 지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정치적 제약에 방해를 받지 않는 강한 지도자의 통치에 대한 지지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북한 최하위권… 대만 9위, 일본 16위

북한은 165위로 작년과 같은 순위를 유지했으며, 평점도 1.08점으로 동일했다. 북한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국가는 쿠데타 이후 군사정권의 폭정이 이어지고 있는 미얀마(0.74점),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집권 중인 아프가니스탄(0.32) 등 2개 나라에 불과했다.

범주별로는 24개국(14.4%)이 완전한 민주국가에 해당했다. 결함 있는 민주국가는 48개국(28.7%), 혼합형 정권은 36개국(21.6%), 권위주의 체제는 59개국(35.3%)이었다. 상위권에는 북유럽 국가가 많았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대만(8.99점)이 9위를 기록하며 유일하게 '톱10' 안에 들었다. 일본(8.33점)은 전년보다 1계단 높은 16위에 오르며 한국을 앞질렀다.

미국(7.85점)은 작년보다 4계단 내려간 30위였다. 미국은 2006∼2015년 '완전한 민주국가' 명단에 있다가 버락 오바마 전 정부 말기인 2016년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4년 임기 내내 '결함 있는 민주국가'로 분류됐고,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에도 평가가 하락세다.

중국(1.94점)은 8계단 추락하며 타지키스탄과 공동 156위에 머물렀다. 해당 조사에서 첫 1점대 기록이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5.42점)는 87위로 1계단 하락했고, 러시아(2.28)는 22계단 아래인 146위로 곤두박질쳤다.

2022년 조사대상국 전체 평균 점수는 5.29점으로,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전년(5.28점) 수준에 머물렀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각국이 개인의 자유를 제한한 여파가 여전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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