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상에서 항해 도중 암초와 부딪친 해군 고속정 간부가 조함 부주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 사실이 발각됐다. 해당 고속정은 수개월 수리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사경찰은 관련자들을 허위 보고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2일 해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6일 오후 인천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항해하던 해군 2함대 소속 150톤급 참수리 고속정 1척이 수중 암초와 부딪쳤다. 작전구역 해도에는 해당 해역의 수심이 기록되어 있어 암초가 있는 해역을 피해 항해한다. 하지만 조함 부주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 정장 A소령은 상부에 '암초 충돌'로 보고하는 대신 폐냉장고와 같은 '중성 부력 물체'와 충돌해 함정에 손상을 입었다고 보고했다.
해당 함정은 자력으로 평택 해군기지로 입항했으나 함정 수리를 위해 함정을 도크로 옮기는 과정에서 허위 보고가 드러났다. 중성 부력 물체와 충돌했다면 선체 흘수선 근처에서 손상이 발견되었어야 하나 실제 손상 부위는 우현 스크루와 추진기관을 연결하는 선체 하부 부분이었다. 수리까지는 앞으로 2, 3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해군 관계자에 따르면, 군이 함정 손상 부위를 파악한 후 감찰 착수에 앞서 사고 경위에 다시 질문했을 때에야 A소령은 암초 충돌 사실을 인정했다. 군사경찰은 현재 A소령과 허위 보고에 보조를 맞춰 "불상의 물체와 충돌해 선박이 고장 났다"고 함대 지휘통제실에 보고한 편대장 B소령을 수사하고 있다.
해군은 "현재 군사경찰에서 고속정 허위보고 건에 대해 수사 진행 중이며, 수사결과에 따라 법과 규정에 의거 엄정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허위 보고의 경우 경징계에 그치지 않는다고 군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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