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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초강력 대응” 엄포… 핵·미사일 도발 명분 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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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초강력 대응” 엄포… 핵·미사일 도발 명분 쌓기

입력
2023.02.0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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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성 "정면대결엔 정면대결로"
정세 악화 책임 미국에 돌리려는 의도
"군 창건일, 김정일 생일 계기 도발 가능성"

지난해 11월 18일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이 발사되는 모습. 평양=노동신문 뉴스1

지난해 11월 18일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이 발사되는 모습. 평양=노동신문 뉴스1

북한이 2일 미국을 겨냥해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라는 원칙에 따라 초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일주일 새 북한의 대미 비난 수위가 점점 높아져왔는데 이달부터 본격화할 핵·미사일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를 통해 지난 1일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전략자산을 더 많이 전개할 것'이라고 언급한 점을 거론하며 맞대응 기조를 밝혔다. 이달 예정된 한미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 등을 두고는 "전면대결의 도화선에 불을 지피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반도 정세 악화의 책임을 미국에 돌리며 향후 도발이 정당한 것임을 강조하려 한다고 평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오는 8일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을 시작으로 북한의 도발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험적으로 볼 때 담화문 발표 직후인 이달 또는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전략전술핵무기 개발 준비 및 시험발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북한이 잠잠했던 1월과 달리 이달부터는 무력도발을 감행할 주요 정치행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인민군 창건일 외에도 이달 16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이다. 또 3월에는 대규모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예정돼 있고, 4월은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1호의 발사 준비를 마치겠다고 예고한 달이다. 자연히 한반도의 긴장은 계속 고조될 전망이다.

"北, 7차 핵실험 뒤 명분 찾아 대화 테이블로 나올 가능성"

북한은 이날 담화에서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차단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적대시 정책과 대결 노선을 추구하는 한 미국과의 그 어떤 접촉과 대화에도 흥미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핵·미사일 도발은 북한 입장에서도 돈과 자원을 쏟아부어야 하는 이벤트여서 마냥 지속하긴 쉽지 않다. 특히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수해 여파 등 3중고가 겹쳐 민생고가 심화된 만큼 북한 당국도 경제를 등한시하긴 어려운 처지다. 국제사회의 지원을 이끌어내려면 언젠가 대화 테이블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이 대화에 나설 명분을 스스로 찾을 텐데, 향후 진행할 7차 핵실험이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2017년에도 9월 6차 핵실험 이후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며 한반도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뒤 이듬해 2월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전격적인 대화에 나선 전례가 있다.

유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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