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의 터닝포인트
비호감에서 완전한 호감 캐릭터로 전환
예능 7년차에 맞이한 전성기
바야흐로 기안84의 전성기다. 그는 최근 '태계일주'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만찢남'으로 흥행 2연타를 이어가는 중이다. 기안84는 '나 혼자 산다'가 낳은 스타지만 캐릭터의 한계도 분명히 있었다. 성훈 이시언과 함께 세 얼간이라고 불릴 만큼 어리바리하고 미숙했던 그의 행동들이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불호로 통했다. 그러나 지난 2016년 '나 혼자산다'로 시작해 방송 경력 7년차가 된 기안84는 분명히 성장 중이다.
과거 기안84를 떠올린다면 유쾌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보다 아슬아슬하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자연인 못지 않은 삶과 종잡을 수 없는 멘트 등이 4차원 캐릭터를 만들었지만 어쩐지 잔소리하고 싶게 만드는 '연반인'이었다. 이는 비단 시청자들만 느낀 지점은 아니었다. '나 혼자 산다'의 무지개 멤버들도 기안84에게 애정 섞인 구박을 아낌없이 퍼붓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이해받지 못할 행동들 탓일까. 유독 기안84에겐 잡음이 많았다. 그가 연재했던 웹툰 '복학왕'은 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020년 기안84는 '복학왕'의 새 에피소드 '광어인간' 2화에서 인턴 봉지은이 남자 상사와 성관계를 가진 뒤 정직원이 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 포함돼 논란이 일었다. 이후 기안84는 "작품에서의 부적절한 묘사로 다시금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으나 '나 혼자 산다' 하차 요구가 빗발쳤다.
뿐만 아니라 성훈이 패션쇼에서 런웨이를 하는 가운데 기안84가 "성훈이 형"이라고 목소리를 높여 그를 불러 민폐라는 지적이 일었다. 최근에는 왕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나 혼자 산다'에서 기안84는 10여 년간 연재한 웹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걸 기념하기 위한 마감 샤워 여행을 준비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전현무만 참석했고 왕따설이 불거졌다.
기안84는 박나래와 함께 2016년부터 '나 혼자 산다'를 지킨 터줏대감이었으나 그밖의 예능 활동을 점수로 매긴다면 좋은 성적이 아니었다. 그런 기안84가 예능적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다. 기안84를 잘 알고 있는 김지우 PD가 연출한 '태어나보니 세계일주'를 통해서 그의 재발견이 이뤄졌다. '나 혼자 산다'의 확장판 같은 '태어나보니 세계일주'는 기안84를 호감형으로 탈바꿈했다. 여행지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기안84의 어리숙함은 친숙하게 느껴졌고 가감 없이 솔직한 언행이 리얼하게 느껴졌다. 김지우 PD가 기안84를 바라보는 애정 어린 시선이 화면 너머 시청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된 것이다.
여기에 기안84는 자신이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동료 작가들과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지난달 27일 첫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만찢남'에서 기안84는 이말년 주호민 주우재와 만화 속 무인도 라이프에 돌입했다. 예상치 못하게 무인도에 갇힌 네 남자는 어릴 적 누구나 상상하는 만화 속 주인공의 삶을 완전히 뒤집는 반전의 일상을 보여줬다. 무인도에서 기안84는 누구보다 빠르게 적응한다. 주호민에 따르면 기안84는 자연스럽게 빗물로 세수를 하는 모습 등을 보이면서 자신의 로망을 이뤘고 또 하나의 웃음포인트가 됐다.
이를 통해 기안84는 '나 혼자 산다' 타이틀 없이도 홀로 서기에 성공했다. 7년차 예능인이라는 수식어가 이제는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기안84의 2023년이 유독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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