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청년층 상담 지원 사업 결과
자존감 증가 우울감 감소 효능 확인
#. 3년 전 투병 생활을 시작한 20대 A씨는 몸보다 마음이 더 아팠다. 세상과 단절돼 병원만 오가는 날들이 길어지면서 우울감도 커졌다.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용기를 내 상담실 문을 두드렸다. A씨는 “깜깜한 망망대해에 비로소 한 줄기 빛이 스미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시가 진행한 ‘마음건강 회복 지원사업’이 청년들에게 자아존중감 향상 등의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성과를 확인한 서울시는 올해 사업 대상자를 1만 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1일 서울시는 지난해 4차례 마음건강 지원사업을 통해 코로나19로 심적 어려움을 겪는 만 19~39세 청년 6,540명에게 전문 심리 상담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전문 임상심리 검사를 도입해 유형(일반군, 준위기군, 고위기군)을 분류하고 이에 맞춤형 상담을 제공했다. 특히 고위기군 1,345명을 조기 발견해 그 가운데 479명을 정신건강 전문기관에 인계한 게 주요 성과로 꼽힌다.
서울시는 정책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4차 참여자 전원(1,089명)과 기존 참여자 일부(431명) 등 1,520명을 대상으로 평가 검사를 별도로 실시했다. 그 결과 자아존중감은 60.9점에서 67.3점으로, 회복탄력성은 57.1점에서 62.1점으로, 삶의 만족도는 51점에서 61점으로 증가한 사실을 확인했다. 반면 우울감(54.6점→45.9점), 불안감(55.3→45.4점), 스트레스(65.3→59점)는 크게 낮아졌다. 참여자 89.7%는 심리상담에 만족했고, 92%는 “타인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답했다.
자문을 맡은 엄소영 연세대 임상심리학 연구교수는 “일반적으로 연령이 올라갈수록 스스로 심리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낮아진다”며 “전문기관보다 문턱이 낮은 공공의 영역에서 청년층 대상 심리상담 프로그램이 더 많아지고 활성화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시는 올해 마음건강 지원사업 규모를 1만 명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고립은둔 청년도 사업 대상에 포함시켜 우선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 처방 프로그램 등 사후 관리까지 책임지는 ‘마음건강 비전센터’를 4월 안에 설립하고, 하반기에는 상담 신청부터 사후 이력관리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마음건강 원스톱 통합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김철희 시 미래청년기획단장은 “다양한 심리 처방 프로그램을 마련해 사각지대에 있는 청년들을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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