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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이 MC라고?" 대세로 떠오른 1인 음악 토크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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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이 MC라고?" 대세로 떠오른 1인 음악 토크쇼

입력
2023.02.02 04:3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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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음악 토크쇼 '박재범의 드라이브' 5일 첫선
'화사쇼' '리무진 서비스' 등 대세 가수가 MC로
"시청률 사라져 경쟁시장 확대... 차별화 중요"

지난달 17일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린 KBS 새 음악 토크쇼 '더 시즌즈- 박재범의 드라이브' 제작발표회에서 첫 시즌 진행자로 나선 래퍼 박재범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KBS 제공

지난달 17일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린 KBS 새 음악 토크쇼 '더 시즌즈- 박재범의 드라이브' 제작발표회에서 첫 시즌 진행자로 나선 래퍼 박재범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KBS 제공

"사실 눈앞이 캄캄했어요. 오랫동안 준비해온 대본이 있었는데, 박재범씨가 대본대로 진행을 하지 않았어요."

KBS 새 음악 토크쇼 '더 시즌즈-박재범의 드라이브'의 이창수 PD는 지난달 17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첫 녹화에 대한 솔직한 소감을 이렇게 털어놨다. 격의 없기로 알려진 그의 이미지 그대로라서 웃음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 PD가 곧장 덧붙이는 말은 박재범의 자유분방함이 앞으로 음악 토크쇼의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시사한다. "끝나고 나서는 정말 섭외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요즘 시대에 맞는 진행 방식을 보여준 것 같아요."

국내 1인 음악 토크쇼의 세대교체가 본격화하고 있다. 박재범, 화사, 이무진 등 대세 아티스트들의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이 방송가에 속속 편성됐다. '플랫폼의 시대'답게, 방송에 국한하지 않고 유튜브 등에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통과 권위 벗어나… 토크쇼가 젊어졌다

지난달 17일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린 KBS 새 음악 토크쇼 '더 시즌즈- 박재범의 드라이브' 제작발표회에서 첫 시즌 진행자로 나선 래퍼 박재범(오른쪽 두 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KBS 제공

지난달 17일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린 KBS 새 음악 토크쇼 '더 시즌즈- 박재범의 드라이브' 제작발표회에서 첫 시즌 진행자로 나선 래퍼 박재범(오른쪽 두 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KBS 제공

1992년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로 시작한 KBS 음악 토크쇼의 역사는 '이문세쇼' '이소라의 프러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이하나의 페퍼민트'를 거쳐 지난해 종영한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이르렀다. MC가 곧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되는 1인 토크쇼의 특성상, 후속작 MC로 여러 이름이 오르내렸다.

1인 토크쇼의 명맥을 이을 주자는 다름 아닌 박재범. 그야말로 파격 캐스팅이다. 역대 장수 MC들은 대개 차분한 분위기에서, 오랜 전통을 가진 정통 음악 프로그램의 권위를 기반으로 쇼를 이끌었다. 반면 대중이 '박재범' 하면 떠올리는 건 힙합 페스티벌에서 트렌디한 무대를 하는 래퍼로서의 면모나, 'SNL' 등 예능에서 웃기는 캐릭터를 자처하며 무게감을 내려놓던 모습이다. 이 PD는 박재범을 섭외한 이유에 대해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가져온 선입견을 깨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5일 첫 방송이 예정돼 있다.

지난달 28일 방영된 tvN '화사쇼'에 그룹 '에픽하이'가 게스트로 출연해 화사와 함께 신곡 'Catch' 무대를 최초 공개했다. tvN '화사쇼' 제공

지난달 28일 방영된 tvN '화사쇼'에 그룹 '에픽하이'가 게스트로 출연해 화사와 함께 신곡 'Catch' 무대를 최초 공개했다. tvN '화사쇼' 제공

지난 12월 17일 첫 방송한 tvN '화사쇼' 역시 그룹 ‘마마무’의 화사를 단독 MC로 내세운 음악 토크쇼다. 총 8회로 기획된 '화사쇼'는 오는 4일을 끝으로 종영한다. 프로그램은 안테나뮤직 소속 발라더인 권진아・헤이즈 등이 출연한 2회, 더스디스・릴보이・던말릭 등 래퍼들이 총출동한 4회, 김호중・정승원 등 트로트 가수들이 나선 5회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었다. 매회 천차만별로 다른 게스트의 출연으로 생기는 어색함은 화사 특유의 화려하고 통통 튀는 캐릭터가 보완한다. 발라더들 앞에서 과감한 의상을 선보이며 차분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가 하면, 대선배인 가수 박진영 앞에서는 과거에 본인이 혼났던 에피소드를 풀어내며 어색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했다.

다양한 1인 음악 토크쇼, 유튜브서 먼저 흥해

가수 아이유(왼쪽)가 '아이유의 팔레트'에 게스트로 출연한 god와 합동무대를 펼치고 있다. 아이유 공식 유튜브 채널 '이지금' 캡처

가수 아이유(왼쪽)가 '아이유의 팔레트'에 게스트로 출연한 god와 합동무대를 펼치고 있다. 아이유 공식 유튜브 채널 '이지금' 캡처

젊은 가수를 내세운 1인 음악 토크쇼의 약진은 유튜브에서부터 나타났다. 가수 아이유는 2020년부터 자신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음악 토크쇼 '아이유의 팔레트'를 올리고 있다. 공개된 회차는 총 17회로 기간에 비해 많지는 않지만, 조회수가 최소 100여만 회부터 최대 800여만 회까지로, 아이유의 대표 콘텐츠로 꼽힌다.

히트곡 '신호등'으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은 가수 이무진 역시 지난해 2월부터 '리무진 서비스'라는 음악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다. KBS에 정규 편성돼 있지만 유튜브 채널 KBS KPOP에서 선공개돼, 유튜브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쇼를 찾는 게스트는 주로 아이돌 그룹 멤버들. 홀로 출연한다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을 편안하게 만드는 '무한 칭찬'과,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음악적 소양이 이무진 진행의 특징이다. 게스트가 오직 '리무진 서비스'에서만 선보이는 커버 무대 영상은 평균 조회수 수백만을 기록한다.

가수 이무진(왼쪽)이 진행하는 '리무진 서비스'에 게스트로 그룹 '비비지'의 은하가 출연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KBS KPOP 유튜브 채널 캡처

가수 이무진(왼쪽)이 진행하는 '리무진 서비스'에 게스트로 그룹 '비비지'의 은하가 출연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KBS KPOP 유튜브 채널 캡처

앞으로 다양한 아티스트를 내세운 1인 음악 토크쇼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전망이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KBS 음악 토크쇼는 대중이 음악 토크쇼를 익숙하게 여기도록 기여함과 동시에, 낮은 시청률이라는 불가피한 환경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브랜드"라며 "콘텐츠 유통 플랫폼이 다양해진 지금은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아도 되고, 음악 토크쇼의 독점 주자도 없으니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다만 MC의 음악성이나 차별화된 콘셉트를 제대로 확보할 필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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