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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백화점 시대' 저물다... 반세기 만에 폐점한 시부야 도큐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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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백화점 시대' 저물다... 반세기 만에 폐점한 시부야 도큐백화점

입력
2023.02.01 16:30
수정
2023.02.01 16:3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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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년 역사 '시부야 상징'이 폐점
온라인 쇼핑몰, 코로나19로 매출 직격탄
철도 역 재개발 사업으로 폐점 이어져

일본 도쿄 시부야 도큐백화점 직원들이 1월 31일 마지막 영업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1967년 11월 개장한 이 백화점은 반세기 만에 폐점을 결정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일본 도쿄 시부야 도큐백화점 직원들이 1월 31일 마지막 영업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1967년 11월 개장한 이 백화점은 반세기 만에 폐점을 결정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 “정말, 대단히 감사했습니다.” 지난달 31일 오후 7시 일본 도쿄 시부야의 도큐백화점 본점 앞에서 점장이 떨리는 목소리로 마지막 인사를 했다. 직원들이 허리 굽혀 손님들에게 인사하자 무대의 막이 쳐지듯 정문 셔터가 천천히 내려와 닫혔다. 1967년 개점해 55년 동안 '시부야의 상징'이었던 도큐백화점이 이렇게 문을 닫았다.

#. 같은 날 홋카이도 오비히로시의 후지마루백화점도 122년에 달하는 역사를 뒤로 하고 폐점했다. 어린 시절부터 추억을 쌓은 백발의 손님들은 오전 10시 백화점 문을 마지막으로 열기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다. 붓글씨로 감사를 표하는 손팻말을 써 온 손님들도 있었다. 점장은 고별사로 손님들과 작별했다.

일본 백화점은 1980~1990년대 버블 경제 시대 중산층 가정의 주말 나들이 장소였다. 1990년대에 시작된 장기 경기침체기인 ‘잃어버린 30년’을 거치며 매출이 줄었고, 온라인 쇼핑몰에 밀려 퇴조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결정타가 됐다.

일본 백화점협회에 따르면 백화점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85개로, 1999년 311개를 정점으로 감소했다. 민영 철도회사들이 번화가 기차역 주변에 세운 이른바 철도 백화점들은 복합쇼핑몰, 호텔 등에 자리를 내줬다.

1967년 11월 개장한 일본 도쿄 시부야 도큐백화점이 지난달 31일 영업을 종료했다. 일본에서는 20년간 백화점이 37% 감소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1967년 11월 개장한 일본 도쿄 시부야 도큐백화점이 지난달 31일 영업을 종료했다. 일본에서는 20년간 백화점이 37% 감소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시부야 도큐백화점 자리엔 글로벌 브랜드 호텔을 포함한 복합건물이 들어선다. 지난해 10월 폐점한 신주쿠역 오다쿠백화점 터에도 48층짜리 복합건물이 올라간다. 신주쿠 게이오백화점도 재개발·재건축된다. 요미우리신문은 “기업들 사이에 (수익성이 낮은) 백화점 사업은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백화점을 '백화점 이상의 그 무엇'으로 여기는 일본인들이 백화점의 퇴장에 반발하는 사례도 있다. 미국 투자펀드에 매각된 세이부백화점 이케부쿠로 본점은 폐점한 뒤 대형 가전매장으로 다시 문을 여는데, 도쿄 도시마구 구청장이 이에 반대한다. 구청장은 “세이부백화점은 우리 지역을 ‘문화의 거리’로 만드는 데 기여해 왔다”며 백화점 매장을 일부라도 남기기를 호소하고 있다. 사기업의 결정에 지방자치단체가 반기를 드는 것은 일본에선 이례적이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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