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환, 2012년 8월 30대 여성 살해
범행 13일 전에 성폭행 저질렀지만
경찰, 전자발찌 추적 안 해 검거 실패
보호관찰관은 4개월 내내 대면 안 해
法 "감시 인식했다면 함부로 재범했겠나"
2012년 발생한 '중곡동 주부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에게 국가가 2억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9-2부(부장 김동완 배용준 정승규)는 1일 중곡동 살인 사건 피해자 A씨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파기환송심에서 "2억 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법원이 책정한 배상금은 A씨 남편에게 9,375만 원, 두 자녀에게 각각 5,950만 원씩이다.
사건은 서진환이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서 A씨를 살해한 2012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진환은 A씨를 성폭행하려다 실패한 뒤 이웃 신고로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자 살인을 저질렀다.
사건 이후 수사기관의 성폭행범 관리 부실이 도마에 올랐다. 범행 2주 전 서진환이 중랑구의 한 주택에서 위치추적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에서 주부를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유전자(DNA)를 통합 관리하지 않는 등 서진환을 조기에 검거하는 데 실패한 정황도 여럿 나왔다. 보호관찰관은 범행 1개월 전부터 서진환에 대한 대면 접촉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A씨 유족은 2013년 "서진환의 범죄를 막을 수 있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3억7,000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2심 법원은 그러나 "국가가 배상책임을 져야 할 만큼 (경찰의 조치 등에) 객관적 정당성이 결여되지는 않았다"며 유족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경찰이 성폭행 범죄의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전자발찌 위치정보를 수사에 활용하지 않았고, 보호관찰관은 서진환에 대한 적극적 대면 조치 등을 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서진환이 국가기관으로부터 감시·관리되고 있다고 인식했다면 대담한 범행을 함부로 할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란 게 대법원의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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