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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 대신 '반윤' 선언한 유승민… 김기현ㆍ안철수 서로 "나한테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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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 대신 '반윤' 선언한 유승민… 김기현ㆍ안철수 서로 "나한테 유리"

입력
2023.01.31 18:43
수정
2023.01.31 21:0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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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당원 투표' 벽에 막힌 유승민 "인내하며 때 기다리겠다"
"폭정 막고, 민주공화정 지키겠다" '반윤' 기치...독자세력화 전망도
김기현 측 "'반윤' 후보 불출마로 친윤 지지층 재결집 계기 될 것"
안철수 측 "나경원 때처럼, 劉 지지층 안 의원 쪽으로 돌아설 것"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11일 오전 대구 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11일 오전 대구 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유력한 당권주자로 거론되던 유승민 전 의원이 31일 새 당대표 선출을 위한 국민의힘 3ㆍ8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100% 당원 투표’로 바뀐 전대 룰의 벽을 넘지 못했다는 평가 속에 유 전 의원이 불출마의 변을 통해 사실상 ‘반윤(반윤석열)’ 기치를 분명히 한 것이 전대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양강 구도가 굳어지면서 김기현ㆍ안철수 의원 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유승민 "전대 출마, 아무 의미 없다는 결론"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충분히 생각했고,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결론”이라며 전대 불출마 뜻을 밝혔다. 친윤계 주도로 전대 룰이 ‘당원 투표 30%, 여론조사 30%’에서 ‘당원 투표 100%’로 바뀌고, 당권 도전을 모색하던 나경원 전 의원을 대통령실과 친윤계가 사실상 주저앉히는 등 ‘윤심’ 전대로 흐르는 상황에서 전대 출마에 따른 정치적 실리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전 의원은 앞선 11일 ‘대구ㆍ경북 언론인 모임’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당대표가 되면 ‘윤심팔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에게 절대 공천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직격한 것을 마지막으로 공개 행보를 멈췄다. 그러면서 측근 인사들에게 의견을 구하며 전대 출마 여부를 숙고해 왔다. 측근 인사들은 대체로 출마를 만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의원과 가까운 한 여권 인사는 “나경원 사태를 계기로 유 전 의원이 전대에 나설 정치적 동력을 크게 상실한 측면이 있다”며 “전대에서 승리한다 하더라도 친윤계가 흔들기에 나설 것이 뻔한데 지금 나설 이유가 없다”고 기류를 전했다.

유 전 의원은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특히 “인내하면서 때를 기다리겠다. 폭정을 막고 민주공화정을 지키는 소명을 다하겠다”고 ‘반윤’ 기치를 놓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선 유 전 의원이 2024년 총선을 앞두고 독자세력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헌정포럼 초청강연에 참석해 이겨 본 리더가 이기는 방법을 안다를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헌정포럼 초청강연에 참석해 이겨 본 리더가 이기는 방법을 안다를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뉴스1


김기현 측 "친윤 재결집 계기" vs 안철수 측 "나경원 때처럼 우리가 흡수"

유 전 의원의 불출마가 국민의힘 전대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 유 전 의원 지지층이 친윤계 단일주자인 김 의원보다 안 의원에게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유 전 의원이 ‘반윤’을 다시 한번 앞세운 만큼 친윤계 지지층 결집으로 김 의원이 득을 볼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김 의원 캠프 핵심 관계자는 “(유 전 의원 불출마가) 1차 투표에는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측면이 있다”면서도 “‘반윤’을 자처한 유력 후보가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친윤계가 다시 결집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안 의원 캠프 핵심 관계자는 “나 전 의원 불출마 때와 마찬가지로 유 전 의원 지지층이 안 의원 지지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나 전 의원 불출마 선언 이후 일부 여론조사에서 안 의원이 김 의원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날 공개된 세계일보ㆍ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결선투표 가상대결에서 안 의원 지지율은 60.5%로 김 의원(37.1%)을 크게 앞섰다. 특히 윤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에 긍정적 답변을 한 응답자 중에서도 안 의원 지지율이 54.1%로 김 의원(44.0%)보다 높았다. 이번 조사는 나 전 의원이 전대 불출마 선언을 한 직후 이틀(26, 27일)간 진행됐다.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 이준호 대표는 “지지층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가 유리해진 건 분명하다”면서도 “다만 지지층 여론과 당원 표심이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특히 영남 편중의 당원 구성 등을 고려하면 지지층 여론조사와 당원 표심의 간극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오히려 가상 양자대결에서 인지도가 높은 안 의원을 상대로 김 의원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상당히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31일 오후 서울 중랑구 국민의힘 중랑갑 당협 사무실에서 열린 중랑구갑 당협 당원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31일 오후 서울 중랑구 국민의힘 중랑갑 당협 사무실에서 열린 중랑구갑 당협 당원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金 '반도체 산업육성' vs 安 '윤 대통령과 신뢰관계'...상대 강점 지우기

한편 김 의원과 안 의원은 이날 내년 총선 격전지가 될 수도권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행보를 이어갔다. 김 의원은 특히 반도체 산업 육성 관련 이슈를 띄우며 안 의원이 강점이 있는 과학기술 분야 이슈 잠식에 나섰다. 안 의원도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시절 자신을 앞세우지 않고 뒤에서 일만 했다"며 김 의원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윤 대통령과 신뢰관계'가 자신도 못지않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동현 기자
정준기 기자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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