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예상치 2.0%→1.7% 하향
中은 4.4%→5.2%... 세계 2.7%→2.9%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1%대로 내려왔다. 한국 경제가 위기에 버금가는 침체를 겪으리라는 예상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희망도 보인다. IMF는 올해 세계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을 것으로 내다보며 중국의 경제 활동 재개(리오프닝)를 핵심 근거로 거론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다.
IMF는 31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1.7%로 수정했다. 직전 전망 시점이 지난해 10월이었던 만큼 약 3개월 만에 0.3%포인트 내린 것이다.
IMF의 하향 조정은 예견됐다. 작년 11월부터 공개된 국내외 주요 기관 전망치가 1%대 일색이었기 때문이다. 정책 의지를 담아 수치를 다소 올리곤 했던 한국 정부마저 1.6%를 내놨을 정도로 현재 한국 경제는 사면초가 신세다. 지금껏 한국 성장률이 2%를 밑돈 건 △제2차 오일쇼크를 겪은 1980년(-1.6%) △IMF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8년(-5.1%)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0.8%) △코로나19 대유행기인 2020년(-0.7%) 네 차례뿐이었다.
의외인 것은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글로벌 전망이다. IMF는 작년 10월 전망치(2.7%)보다 0.2%포인트 높은 2.9%로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했다. 기획재정부는 “물가 상승 대응을 위한 주요국의 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고 있지만,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과 예상보다 견조한 미국ㆍ유럽 등 주요국의 소비ㆍ투자가 상향 조정의 근거가 됐다”고 설명했다.
선진국 그룹의 경기 하락 정도가 우려에 비해 심하지 않을 것이라는 IMF의 판단은 국가별 수정 전망치에 반영돼 있다. 지난해 10월 각각 1.0%, 0.5%에 그칠 것으로 봤던 미국과 유로존의 성장률을 이번에 IMF가 1.4%, 0.7%로 올려 잡았는데, 미국은 탄탄한 내수가, 유로는 치솟았던 에너지 도매가격의 하락이 경기 방어 요인으로 작용하리라는 분석이었다. 선진국 경기 호전은 부진에 빠진 한국 수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 입장에서 더 큰 관심사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의 경제가 어떻게 되느냐다. IMF는 중국 성장률 예상치를 종전 4.4%에서 5.2%로 0.8%포인트 올리며 리오프닝을 이유로 들었다. 다만 낮은 백신 접종률과 부족한 의료시설로 인해 경제 회복이 제약되고 더불어 부동산 업계 위기가 심화할 가능성은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경기를 끌어내릴 수 있는 위험 요인이라고 IMF는 지적했다.
세계 물가 상승률은 점차 내려가리라는 게 IMF의 예상이다. 긴축 통화 정책과 글로벌 수요 둔화에 따른 국제 연료ㆍ상품값 하락의 여파로 올해 6.6%를 찍고 내년에는 4.3%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방한한 기타 고피나스 IMF 수석부총재는 이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올해가 물가의 전환점이 되는 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작년 3분기 정점을 지난 세계 소비자물가지수와 달리 근원물가지수의 경우 견조한 소비로 인한 강한 임금 상승률과 경직적 노동시장 등의 영향으로 대부분 아직 정점을 지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IMF는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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