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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진아…지금 '분노'에 되게 신난다면

입력
2023.02.01 18:00
수정
2023.02.01 18:06
0 0

<24> 분노사회를 사는 우리…"왜 난 이토록 화가 났을까?"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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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캔들'은 밀랍 시트를 손으로 말아서 초를 만들고 나무 심지를 직접 태울 수 있는 키트다. 스트레스컴퍼니 제공

'분노 캔들'은 밀랍 시트를 손으로 말아서 초를 만들고 나무 심지를 직접 태울 수 있는 키트다. 스트레스컴퍼니 제공

10년 전쯤 '피로사회'라는 단어가 우리 사회 화두가 된 적이 있습니다. 끊임없는 성과 달성을 요구하는 산업 구조에 지친 집단 피로의 현실을 애달파한 말이었죠.

강산도 변하는 10년 세월을 지나 2023년. '피로사회'가 감내를 요구해온 일상적 경쟁과 스트레스는 덜해졌을까요, 혹은 더 심해졌을까요.

그렇다, 아니다로 잘라 말할 순 없지만 불행히도 '피로사회' 10년의 터널 끝에 이젠 '분노사회'의 풍경이 펼쳐지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이를 절감하는 근거 중 하나는 뉴스들입니다. 특히 분노를 참지 못하는 사람들 즉, 간헐적 폭발성 장애(분노조절장애)로 파생하는 잔혹한 범죄 뉴스들이 그 대상입니다.

경쟁사회의 피로감을 채 해소하지 못했거나 혹은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 아픈 감정이 극심한 분노로 폭발하는구나 싶어 안타깝기도 합니다. 해소되지 못하고 꾹꾹 억누른 그 아픔과 분노는 복수의 명분으로 각인되기도 합니다. 온통의 삶을 복수에 골몰하는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주인공 송혜교(문동은 역)처럼 말입니다. 서늘하지만 통쾌한 대사인 "나 지금 되게 신나, 연진아"는 분노가 동은에게 얼마나 큰 나의 힘인지를 느끼게 합니다.

왜, 늘, 자주, 이렇게까지, 우린 화가 많이 난 것일까요. 이번 주 '별별치유'가 다룰 감정은 그래서 '분노', 추천 콘텐츠는 스트레스컴퍼니의 '분노 캔들'입니다. 스트레스컴퍼니, 아마 생소한 이름일 겁니다. 감정 해소와 관련된 상품을 제작하고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소셜벤처에요. '분노 캔들'은 밀랍 시트를 손으로 말아서 초를 만들고 나무 심지를 직접 태울 수 있는 키트랍니다.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캔들을 만들 수 있는 게 장점입니다.

나무 심지에 불이 붙으면 캔들은 눈에서 불을 뿜어냅니다. 눈 주위가 퀭해지면서 장작 소리가 나며 타는 거죠. 분노가 녹아내리는 시간은 약 30~40분 내외라는데요. 여유를 갖고 분노 캔들이 타들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스트레스도 함께 날아가는 상상을 하다 보면 어느새 날 사로잡았던 분노는 조금씩 가라앉게 될 거에요.

캔들을 태우면서 분노 극복 다이어리를 함께 쓰면 심리 안정에 더 도움이 된다는군요. 화가 날 때마다 다이어리 맨 뒷장에 있는 분노 달력에 스티커를 붙이면서 곰곰이 생각해보는 겁니다.

왜 나는 이토록 화가 났을까? 내가 원래 화를 이렇게 잘 내던 사람이었나? 내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다이어리는 '화가 날 때 나의 반응', '화가 났을 때 어떤 행동을 했고, 그 결과는 어땠는지', '그때 나에게 중요했던 욕구' 등을 스스로 알아낼 수 있게끔 안내해줍니다.

심리학계에 따르면 분노는 일차적 감정이나 정서로 유발된 이차적 감정이다. 스트레스컴퍼니 제공

심리학계에 따르면 분노는 일차적 감정이나 정서로 유발된 이차적 감정이다. 스트레스컴퍼니 제공

심리학계에 따르면 분노는 일차적 감정이나 정서로 유발된 이차적 감정입니다. 분노는 나를 위협하는 대상에 대한 방어나 공격하기 위한 생물학적 장치인데요. 분노를 잘 들여다보면 슬픔, 무력감, 공포, 불안, 억울함 등 일차적 원인이 있다고 합니다.

'나는 내가 화를 내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분노 극복 다이어리 中

화를 애써 누르는 것도 옳지 않지만, 그렇다고 과하게 내면을 뒤덮도록 내버려 두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분노가 나를 지배하도록 방치하지 마세요. '분노≠나', 즉 지금 분노하는 감정이 본래의 나 자신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분노의 원인을 알게 되면 더는 그 감정에 휩쓸리지 않게 될 겁니다. 오히려 분노를 에너지로 활용해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파악할 수 있다는 게 이 상품의 메시지입니다.

물론 캔들을 태우고 다이어리를 작성한다고 해서 감정이 말끔히 해소되지는 않겠죠. 하지만 분노의 원인과 패턴을 객관적으로 잘 바라보고 적절하게 다루는 법을 알게 된다면, 분노는 오히려 우리 삶을 긍정적으로 이끌어주는 동력이 돼주지 않을까요.


분노는 염산과도 같아 그것을 부은 곳보다도 담고 있는 그릇을 더 많이 훼손시킨다.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

평범한 이웃들의 비범한 고민, 일상을 지키는 마음 돌봄 이야기를 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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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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