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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2차 소환도 수용한 이재명, 탄압받는 이미지로 '언더도그 효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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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2차 소환도 수용한 이재명, 탄압받는 이미지로 '언더도그 효과' 노린다

입력
2023.01.30 18:00
수정
2023.01.30 18:1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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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거르겠다던 검사, 갑자기 먹겠다더라" 조사 뒷얘기 공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찰 소환 조사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찰 소환 조사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으로 28일 검찰 조사를 받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의 2차 소환조사에도 응하겠다고 30일 밝혔다. 떳떳함을 강조하면서 탄압받는 이미지를 극대화해 지지층 결집을 끌어내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자처해 "모욕적이고 부당하지만 (대선) 패자로서 오라고 하니 또 가겠다"며 출석 의사를 밝혔다. 이 대표가 서울중앙지검에 다시 출석하면,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한 것까지 포함해 올 들어서만 세 번째 검찰 출석이다.

"내가 승자에 발길질당한다 한들..." 울먹인 이재명

당내에서 만류 목소리가 많았음에도 출석을 결심한 배경에 대해 이 대표는 "제가 부족해서 대선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제 부족함으로 선거에서 패배했고, 패배로 인해 우리 사회 각 분야가 퇴보하고 국민들께서 겪는 고통이 너무 크다"며 "국민들이 겪는 고통이나 우리 사회가 과거로 퇴보하며 받게 된 엄청난 피해에 비하면 제가 승자에 발길질당하고 밟힌다 한들 국민들의 고통에 비하겠느냐"고 덧붙였다. 이 대목에서 이 대표는 잠시 울먹였다. 출석 날짜는 특정하지 않았으나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말이 거론된다.

"저녁 거르겠다던 수사 검사, 갑자기 먹겠다더라" 조사 뒷얘기 공개

그는 28일 검찰 조사 뒷얘기를 상세히 풀어놓으며 검찰의 '불순한 의도'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오후 늦게부터 (담당 검사의) 질문이 중복되더라"라며 "수사 검사가 처음에는 '저녁 식사를 하지 말고 조사를 빨리 끝내자'는 말에 동의를 하더니, 나중에는 입장이 바뀌어 '저녁을 먹어야겠다'고 얘기하고, '남은 질문이 얼마나 있느냐'는 질문에는 '말해줄 수 없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정황상 "(28일) 충분히 신문을 완료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시간을 끌어서 2차 소환조사 명분을 만든 것"이라는 게 이 대표 주장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럼에도 2차 소환에 응하는 이유에 대해 이 대표 측 관계자는 "검찰의 무리한 요구마저도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 승자가 패자를 짓밟는 모습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약자에게 동정표가 몰리는 '언더도그 효과'를 기대했다는 것이다. 검찰이 소환 불응을 근거로 구속영장 청구에 나설 가능성 등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장모가 개발이익 누린 공흥지구는 배임 아니냐"

구체적 혐의 내용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모씨가 개발이익을 얻은 양평 공흥지구 개발 사례나, 순수 민간 개발로 진행된 부산 엘시티 개발 사례를 언급하며 "공익 환수를 하면 배임죄이고, 아예 안 하면 배임죄가 안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화동인 1호 지분은 이 대표 것'이라는 유동규씨 주장에는 "내 지분이 있다면 왜 2015년 내가 (입찰자) 공개 경쟁을 시키라고 지시를 했겠으며, 이듬해 개발 사업자들에게 (기부채납 등) 추가 부담을 요구했겠느냐"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에 "검사독재 정권의 공포 정치" 직격...장외 투쟁도

이날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을 향해 "윤석열 검사독재 정권이 공포 정치를 통해서 국민을 억압하고 야당을 말살하고 장기 집권을 꿈꾸고 있다는 의심이 든다"고 직격했다. 다만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저를 검찰청으로만 자꾸 부르지 말고 용산으로도 불러달라"며 영수회담을 거듭 제안하는 등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이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이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민주당은 오는 4일 오후 4시 서울 숭례문 인근에서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검사독재 규탄대회' 이름을 건 장외 투쟁을 열고 대표 지원 사격에 나선다. 이 대표도 참석해 발언할 예정으로, 검찰 출석 날짜는 장외 투쟁 날짜와 겹치지 않게 할 예정이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어떤 의원도 (검찰 청사 앞에) 결코 나오지 말아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고 오영환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일부 강성 지지자들이 이 대표 출석 현장에 안 나온 의원 명단을 만들어 공격하는 일이 벌어진 데 따른 조치다.

이성택 기자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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