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딱 한마디 "결혼하고 첫 시즌이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뒷문을 책임지는 고우석(25·LG)이 소속팀 스프링캠프를 위해 미국 애리조나로 떠났다. 2월 중순까지 현지에서 구단 전지훈련을 소화한 다음 2월 14일부터 인근에서 소집되는 대표팀 캠프로 향하는 일정이다.
고우석은 30일 인천공항에서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나 “올겨울 유난히 더 춥기도 했고, 원래 추위를 타는 몸이라 (해외 전지훈련이) 다행”이라며 “추운데도 출국장 앞에 많은 팬들이 와준 걸 보니 떠나는 느낌도 난다”고 장도에 오르는 기분을 전했다.
2017년 프로 생활을 시작한 고우석이 메이저리거들의 향연인 국가대항전 WBC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WBC는 시즌 개막 전인 3월에 열려 몸을 일찍 만들어야 하는 투수들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고우석은 “항상 시범경기에 컨디션을 맞췄기 때문에 문제없다”며 “며칠 지나지 않아 바로 투구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겨울에는 공을 만지는 시기도 앞당겼다. 그는 “비시즌 고강도 운동을 계속하면서 매년 몸이 1년씩 달라지는 걸 느낀다. 이번에는 1주일 빨리 공을 만졌다”며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국제대회가 열렸다면 부담이 됐을 텐데 지금은 괜찮은 것 같다”고 자신했다.
WBC 대회 공인구 감각도 어느 정도 익혔다. 메이저리그 공인구이기도 한 롤링스사의 공은 한국프로야구 공인구에 비해 실밥이 덜 도드라지고, 공 표면이 미끄럽다. 고우석은 “우리 공인구를 잡고 있다가 비교하며 만졌어야 하는데, 그게 아니다 보니 아직은 크게 다른 점을 못 느끼겠다. 조금 건조하다는 정도”라며 “다행히 손에 땀이 있는 편이라 (미끄러운)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 선수들을 만나게 되는 것에 대해선 “아직 실감이 안 난다”고 했다. 그는 “대회가 코앞에 있는 것도 아니고, 야구는 다 같은 사람이 한다”며 “TV로 많이 봤던 선수들이지만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만난다는 생각보다 똑같은 야구를 하러 간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1라운드에서 숙적 일본을 상대하는 소감도 일단 아꼈다. 그는 “첫 경기는 호주”라며 “일단 미국에 도착하면 (팀 스프링캠프 시작일이) 2월 1일이니까 캠프 먼저 걱정하겠다”고 답했다.
결혼 후 ‘새신랑’으로 처음 캠프를 치르는 고우석은 “아내에게 ‘결혼하고 첫 시즌이네’ 딱 한마디만 했다. 이해를 필요로 해야 한다면 이해해달라고 얘기하겠는데 (야구인 집안에서 자란 아내가 야구인의 삶을) 훨씬 뛰어넘은 사람이라 그냥 나왔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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