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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 탈론 모델 히스토리
21세기 초까지만 하더라도 미국의 자동차 그룹들은 다채로운 브랜드를 운영했다. 이는 GM은 물론이고 크라이슬러, 그리고 포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나의 차량을 여러 브랜드의 배지를 붙여 ‘여러 이름’으로 판매하며 더 많은 실적을 도모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불필요한 자원의 낭비’로 평가 받았고, 결국 경제 위기와 함께 수 많은 브랜드들이 폐지됐다.
크라이슬러가 선보였던 브랜드, 이글(Eagle) 역시 이러한 브랜드 중 하나였고 이글을 대표하는 차량, ‘탈론(Tatlon)’ 또한 여러 차량들과 동일한 구성을 제시했다.
과연 이글의 스포츠 쿠페, 탈론은 어떤 역사와 이야기를 갖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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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 탈론 모델 히스토리
짧은 브랜드 역사, 이글
이글 브랜드의 출범은 지난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내 여러 자동차 그룹들이 M&A를 통해 몸집을 불리고, 이를 통해 여러 브랜드를 출범하는 유행 속에서 이글 역시 등장했다.
당시 크라이슬러는 GM, 포드의 성장을 견제하기 위해 AMC(American Motors Corporation)를 인수하고,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새로운 브랜드 출범을 고민했고 이듬해인 1988년, ‘이글’ 브랜드가 세상에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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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독자적인 매력'을 가진 브랜드라기 보다는 '리배징 브랜드'와 같았다.
이글 브랜드는 크라이슬러 그룹의 주력 브랜드인 크라이슬러와 닷지(Dodge), 그리고 플리머스(Plymouth) 등과 대부분의 포트폴리오를 공유했으나 조금 더 고급스럽고 세련된, 상위 디비전으로 강조됐다.
그러나 막상 이글이 선보인 제품들은 ‘리배징’에 의미만 있을 뿐 ‘프리미엄 브랜드’가 갖춰야 할 차별화, 그리고 특별함이 부족했다. 결국 이글은 10년 만에 폐지 수순을 밟게 됐고, 1990년 데뷔한 탈론 역시 그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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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 초대 탈론
1989-1994 // 리배징 모델 중 하나, 초대 이글 탈론
1989년, 미국 자동차 시장에 첫 번째 탈론이 등장했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기조를 내세웠으나 결국 리배징 전문 브랜드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글의 차량 개발 양상에 따라 ‘탈론’ 역시 이미 시장에 있던 차량과 다름이 없었다.
실제 탈론은 미쓰비시 브랜드로 판매됐던 ‘이클립스(Eclipse)’와 완전히 동일한 차량이었고 플리머스 레이저(Laser)와도 같은 차량이었다. 날렵한 스타일링, 직선적인 연출은 형제 차량과 다름이 없었고 실내 공간 역시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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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 초대 탈론
탈론은 크라이슬러와 미쓰비시가 함께 사용했던 BD 차체를 기반으로 개발된 컴팩트 모델이었다. 여기에 날렵한 외형에 비해 다소 심심하고 ‘빈약하게’ 느껴지는 파워 유닛을 탑재한 것도 특징 중 하나였다.
TSi 사양이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을 통해 190~195마력을 내며 좋은 스포츠카로 평가 받았지만 막상 판매의 기반이 되는 엔트리 모델은 92마력과 135마력에 불과했다. 게다가 이러한 퍼포먼스가 이클립스, 레이저와 동일해 ‘특별함’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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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 초대 탈론
시장의 반응은 아쉬웠다. 초대 탈론은 데뷔 첫 해와 이듬해에 3만 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을 뿐 이후 연간 판매량이 2만대 중반에 머무르며 ‘아쉬운 결과’를 마주하게 됐다. 참고로 이러한 실적은 ‘이클립스’의 절반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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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 2세대 탈론
1995-1998 // 회복할 수 없는 늪에 빠진 2세대 탈론
1995년, 이글은 2세대 탈론을 공개하고 곧바로 시장에 출시했다. 초대 탈론의 성과가 처참했지만 이글은 ‘반전을 위한 노력’ 없이 안일한 태도를 유지했다. 실제 2세대 탈론은 같은 해 데뷔한 신형 이클립스와 다름이 없었다.
기술적인 노력, 변화 혹은 ‘이글만의 특별함’을 부여하지도 않았다. 그저 전면의 바디킷을 일부 다듬고, 디자인 요소의 아주 작은 차이를 제시한 것이 전부였다. 이는 실내 공간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이글만의 매력은 희박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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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 2세대 탈론
PJ 차체를 기반으로 개발된 2세대 탈론은 ‘기본 모델’인 이클립스가 곡선을 강조한 스포츠 쿠페로 디자인된 것과 완전히 동일한 모습이었다. 대신 차체와 루프 색을 다르게 해 ‘투톤의 연출’을 더해 시각적인 매력을 강조했다.
파워트레인 역시 이전의 탈론, 이클리스와 큰 차이가 없다. 2.0L 사양의 경우 140마력을 냈고 2.0L 터보 사양은 205마력(자동 변속기), 210마력(수동 변속기)를 냈다. 여기에 4단 자동 변속기, 전륜구동 및 AWD 레이아웃이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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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 2세대 탈론
일부 옵션 사양, 그리고 편의 사양을 강조한 듯 했지만 이는 2세대 이클립스가 보여준 ‘변화’와 큰 차이가 없었다. 결국 이러한 안일함은 실적으로 이어져 데뷔 첫 해 2만 5,000대를 판매한 후 ‘급격한 판매 부진’의 늪에 빠졌다.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든 탈론은 1998년, 이글 브랜드의 폐지 수준에 따라 결국 자동차 역사에서 사라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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