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춘제 관광 수입 코로나 이전 70%까지 회복
하이난 면세점 매출 325% 폭증
해외 여행객도 120% 증가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3년간 급격히 위축됐던 중국 내수시장이 춘제(중국의 설) 연휴 기간(21~27일) 나타난 '보복 소비' 움직임에 생기를 되찾고 있다. 잠재돼 있던 소비·관광 심리가 지난해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한 뒤 맞은 첫 춘제를 기점으로 폭발하자, 내수 경기가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 이전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광수입 30% 증가...면세점 매출 325% 폭등
2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행정부인 국무원은 전날 리커창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상무회의에서 "현재 중국 경제는 회복세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소비 회복을 경기 회복의 주요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며 민간 기업 활동에 대한 지원 필요성도 강조했다.
국무원 평가처럼 중국 내수 경기 회복세는 춘제 연휴 기간 뚜렷하게 나타났다.
우선 관광객 급증으로 관광 수입이 크게 늘었다. 중국 문화여유국에 따르면 춘제 연휴 기간 중국 내 관광객은 3억800만 명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 23.1% 증가한 것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규모의 88.6% 수준이다. 이 기간 관광 수입은 전년 대비 30% 증가한 3,758억4,300만 위안(약 68조6,600억 원)으로 2019년의 73.1%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도 살아났다. 전국 소비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남부 하이난성의 12개 면세점 매출액은 21∼25일 16억8,500만 위안(약 3,071억 원)으로, 2019년 동기 대비 325% 폭등했다.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연휴 중 영화를 보는 사람이 크게 늘어 중국 영화계도 오랜만에 콧노래를 불렀다. 중국 온라인 티켓 판매 플랫폼 마오옌에 따르면 춘제 연휴 7일 동안 중국 영화 흥행 수입은 67억6,200만 위안(약 1조2,400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했다. 이는 사상 최고였던 2021년 78억4,200만 위안(약 1조4,300억 원)에 이어 춘제 박스오피스 역대 2위 기록이었다.
해외에서 돈을 쓰려는 해외 여행객도 급증했다. 21∼26일 중국 출입국 관리 당국에 집계된 출국자는 119만2,000명으로 작년 대비 120.7% 증가했다. 중국 국내 여행 산업에 도움이 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입국자 역시 120만 명으로 작년 대비 127.2% 늘었다.
한국은 비자 발급 제한 유지...중국 "춘제발 재확산 없을 것"
중국 해외 관광객 수가 크게 증가했으나 한국 정부는 당초 이달 30일까지로 예정됐던 중국인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 제한 조치를 내달 28일까지 연장키로 27일 결정했다. 춘제 연휴 기간 코로나 재확산이 우려됐던 만큼 중국 내 전염병 확산 추이를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세계 각국이 우려했던 '춘제발 확산'은 없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현지 매체 구파신문은 28일 춘제 연휴 기간 △하이난 △윈난 △안후이 △구이저우 △장시 △광시 △허난 등 7개 성의 농촌 지역 전염병 상황을 취재한 결과 "감염자들은 이미 회복됐으며 신규 감염 사례도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도 20~26일 의료 시설 내 코로나19 사망자가 6,364명으로, 1주일 전인 13~19일 사망자 1만2,658명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다만 ①이는 여전히 병원에서 발생한 사망자 통계라는 점, ②중국이 세계 주요국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판단 과정에서 더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점 등에서 실제 사망자 규모와는 차이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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