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업회사 장비 운송 중 잃어버려..."작지만 위험"
분실 사실 뒤늦게 파악..."시트콤 찍냐"는 반응도
당국, 사막 도로 1,400㎞ 수색에도 못 찾아
호주 당국이 사막에서 잃어버린 '방사선 캡슐'을 찾기 위해 대대적인 수색을 진행 중이다. 문제는 방사선 캡슐이 동전보다 작아 수색에 별다른 진전이 없다는 것이다. 아직 피해 보고는 없지만 방사선 캡슐이 사람에게 노출되면 피해가 적지 않아, 호주 정부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서호주 당국이 운송 중 트럭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방사성 캡슐을 찾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캡슐은 호주의 주요 광업회사 중 하나인 ‘리오 틴토’의 채굴 장비 센서에 쓰이던 부품으로, 지난 12일 서호주 북쪽의 광산에서 출발해, 4일 후 목적지였던 서호주의 주도 퍼스에 도착했다. 캡슐을 실은 트럭이 달린 거리는 약 1,400㎞로 캘리포니아 해안선보다 길다.
당국은 “분실된 캡슐이 크기는 작지만 위험성은 크다”고 경고했다. 캡슐에는 소량의 세슘이 포함돼 있어 약 1미터 거리에서 1시간 동안 노출될 경우 엑스레이 10장을 찍는 것과 동일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앤드류 로버트슨 서호주 공중 보건관리는 "장기간 접촉 시 피부 화상, 급성 방사선 질환과 암을 유발할 수 있다"며 “최소 5미터는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제는 캡슐의 크기가 너무 작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사라진 캡슐은 가로 0.3인치(약 0.76㎝), 세로 0.2인치(약 0.5㎝)로 동전보다 작다. 말 그대로 '사막에서 바늘 찾는' 격이다.
분실 사실도 뒤늦게 파악돼 '관리부실' 비판도 제기된다. 트럭이 퍼스의 보호 보관소에 도착한 건 16일이었다. 하지만 25일에야 광업회사 ‘리오 틴토’의 직원이 산산조각이 난 센서를 발견한 것으로 파악됐다. 본래 캡슐이 내장된 센서는 운송 당시 나무 상자 안에 나사로 단단히 고정돼 있어야 한다. 다만 단순사고로 짐작된다. 호주 경찰은 “강제적으로 뜯어낸 흔적 등 누군가 방사성 물질을 훔치려 했다는 증거는 없었다”고 밝혔다.
당국은 25일 승·하차 장소를 수색했지만 결국 캡슐을 찾지 못했고, 다음 날 방사성 캡슐이 1,400㎞ 거리를 달려오던 중 유실됐다고 발표했다. 이를 접한 일부 호주 국민들은 트위터에서 “‘심슨 가족(미국의 시트콤 애니메이션)’ 에피소드 같다”며 업체와 당국의 부실 대응을 비판했다. 다만 해당 캡슐을 만지거나 간접적으로 방사선에 노출돼 피해를 본 경우는 아직 확인된 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방사능 검출기를 사용해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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