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GSK·얀센·머크 등 글로벌 거대 제약사 공략
②에피스 100% 자회사 편입,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③'속도'와 '원팀' 강조한 존 림 대표 리더십 성적표
바이오의약품을 위탁개발생산(CDMO)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사상 처음 연 매출 3조 원을 찍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중 '1호 3조 원 클럽 멤버'가 됐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회사는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3조13억 원, 영업이익은 9,836억 원을 기록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지난해 금리인상과 고환율, 고물가 등 열악했던 대내외 경영 환경에서도 이 회사가 3, 4분기 연속 매출 최고치를 갈아치운 데는 크게 세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①GSK·얀센·머크 등 빅파마 공략
우선 큰손 고객사인 글로벌 거대 제약회사(빅파마·Big Pharma)를 공략해 대형 수주 계약을 딴 것이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주액은 1조7,835억 원으로, 3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해 다섯 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공시 기준 회사의 수주 계약은 총 11건이었는데, 이 중 1,000억 원이 넘는 대형 계약이 절반을 넘는 6개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던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은 기존 계약에 더해 물량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증액 계약 건은 8개로 수주 금액만 1조1,083억 원 규모다. 공개된 고객사는 GSK와 얀센, 머크, 아스트라제네카, 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빅파마가 주를 이룬다.
바이오의약품 생산 과정에서는 기술이전 속도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인데 이 회사는 고객사가 만족할 만한 속도 관리로 빅파마들의 신뢰를 얻는 전략을 펴고 있다. 2020년 일라이릴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생산 계약을 맺은 지 5개월 만에 초기 물량을 생산한 게 대표적이다.
②에피스 100% 자회사 편입,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지난해 100% 자회사로 편입된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가 사상 최대 성과를 낸 점도 3조 원 클럽 진입을 뒷받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4월 미국 바이오젠이 보유한 에피스 지분 전부(에피스 전체 지분의 50%에서 1주 모자란 규모)를 23억 달러에 인수함으로써 바이오시밀러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결 실적에 반영된 에피스의 지난해 매출은 9,463억 원, 영업이익은 2,315억 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 제품 판매를 확대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93억 원, 388억 원 늘었다. 지난해 8월 미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분야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고농도 제형)는 7월 미국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다.
③존 림 대표 리더십 성적표 나왔다는 평가도
2020년 선임된 존 림 대표의 리더십이 '2년 만에 두 배 성장'이라는 결실을 맺었다는 평도 있다. 그는 취임 후 속도를 강조하며 초격차 경쟁력을 다지는 데 힘을 쏟았다고 한다. 지난해 7월 인천 송도에 제2바이오 캠퍼스를 구축할 35만7,000㎡ 규모의 부지를 확보해 생산 능력을 키운 것도, 같은 해 10월 세계 최대 규모의 4공장을 업계 최단 기간인 23개월 만에 부분 가동하며 글로벌 위탁생산(CMO) 능력 1위 기업으로서 입지를 굳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원 팀(One Team)을 강조해 온 존 림 대표는 최근 해외 고객사 수주를 담당하는 '글로벌 영업센터장'까지 직접 맡았다. 해외 영업을 총괄하던 제임스 박 부사장이 지난해 말 회사를 떠나며 생긴 빈자리를 직접 메우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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