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위원회, 올해 감사 계획 확정
고용보험 기금, 5년 새 '반토막'
미래학교는 '공모 불공정' 잡음도
"표적·정치 감사" 공방 이어질 듯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5년간 수조 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한 고용보험기금 실태를 들여다본다. 18조 원이 투입되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도 감사 대상에 올랐다. 이들 모두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주요 정책과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서해 공무원 피격 감사와 주요 국가통계 왜곡 감사 등과 같이 표적·정치 감사 논란이 재현될 전망이다.
27일 감사원에 따르면, 감사위원회는 최근 올해 감사 계획을 확정했다. 감사 계획은 크게 기관 정기 감사와 성과·특정 감사로 나뉜다. 성과·특정 감사의 경우 국회 또는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나 다수 제보가 접수된 시급한 현안을 중심으로 실시된다.
올해 감사 대상 중 눈에 띄는 대목은 고용보험기금 재정관리 실태다. 고용보험은 노동자가 불가피한 사정 탓에 일자리를 잃으면 최장 270일 동안 실업급여를 주거나 구직 활동 또는 재교육을 돕는 사회보험이다. 고용주와 노동자가 매달 절반씩 내는 고용보험료로 재정이 채워진다.
문제는 곳간이 빠르게 비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8~2022년 쌓인 고용보험 재정수지 적자는 4조9,000억 원에 달한다. 더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실업급여와 고용유지지원금 지출이 증가한 탓에 기획재정부의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돈(예수금)을 빌린 금액이 약 10조3,000억 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고용보험 적립금은 2017년 10조3,000억 원에서 지난해(2022년) 말 5조3,000억 원(예상치)으로 반토막 났다.
고용보험 재정 악화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한파를 겪은 세계 주요국이 겪는 문제라는 게 고용노동부 측 설명이다. 적립금이 고갈된 프랑스 등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사정은 양호한 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확대된 청년고용추가장려금 등 고용보험기금 활용사업이 재정 적자를 악화시켰다고 지적한다. 감사원은 지난해에도 고용보험기금 문제를 감사할 예정이었으나 다른 사안들에 밀려 실시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는 반드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감사원장 "재정 효율성·복지 전달체계 감사"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도입 추진 실태도 감사 대상에 올랐다. 낡은 학교를 친환경적으로 리모델링하거나 스마트 학습 시설을 도입하는 사업으로 문재인 정부의 역점 정책인 한국형 뉴딜 정책의 일환이다. 5년간 총 18조 원의 재원이 투입될 정도로 규모가 큰 사업이다. 그러나 추진 과정에서 설계안 공모 과정에 대한 불공정 의혹이 불거지는 등 잡음이 나온 바 있다. 감사원은 이 밖에도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지원된 정책자금 운영 실태와 국가 채무 관리 실태, 복지 전달체계 구축 실태 등에 대해서도 감사할 예정이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신년사에서 중요 감사 과제로 △재정 효율성과 건전성 제고 △복지 전달체계 등 민생시책 실효성 제고 및 안전한 일상생활 보장 등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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