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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이승엽 '개교 100주년' 김승관…'절친' 사령탑의 의기투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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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이승엽 '개교 100주년' 김승관…'절친' 사령탑의 의기투합

입력
2023.01.28 12:00
수정
2023.01.29 04:27
0 0

50년 전 놓친 봉황대기 영구보존 기회에도 다시 도전
우승기원 반지에서, 새신랑 반지로 바뀌기를 기대
두산 이승엽 감독, 절친에게 무한 신뢰와 응원 보내

대구상원고 100주년 기념 유니폼 첫 착용한 김승관 감독. 박상은 기자

대구상원고 100주년 기념 유니폼 첫 착용한 김승관 감독. 박상은 기자

2023년 새해 대구 상원고 김승관(47) 감독의 손에 그간 못 보던 반지가 빛을 발하고 있다.

김 감독은 웃으며 삼성에서 뛰던 2002년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라고 했다. 올해는 대구 상원고(옛 대구상고) 개교 100주년이 되는 해. 김 감독은 "상원고의 새로운 한 세기가 시작되는 뜻깊은 해인만큼 그때의 기를 받아 50년 만에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기를 모교에 되찾아오고 싶다"고 결의를 보였다.

상원고는 언론사 주최 4대 전국대회 12회 우승을 자랑하는 명문이다. 또 전국체전은 4연패(1966~1969년)를 포함해 9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다만 봉황대기 3연패를 놓친 건 아쉬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김 감독은 “지금도 동문들은 1973, 74년 연속 우승 후 75년 봉황대기 결승전에서 패한 것을 두고두고 아쉬워하고 있다. 당시 결승전 상대가 동향의 라이벌 경북고였던데다 그 경기서 이겼다면 봉황대기를 영구보존할 수 있는 전국 최초이자 유일한 팀이 될 수 있었기에 더욱 쓰라린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해 첫 야간 훈련을 마친 상원고 선수단. 박상은 기자

새해 첫 야간 훈련을 마친 상원고 선수단. 박상은 기자

김 감독은 “야구부의 옛 영광을 되살려 달라는 학교와 동문들의 염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올해 다른 대회는 물론이고 특히 봉황대기를 품에 안겠다”며 “이는 상원고 동문들의 야구부에 쏟는 사랑과 후원에 대한 최소한의 보답이기도 하다”고 결연하게 말했다.

학교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전국 최고 수준의 정규 규격 구장에는 야간 경기가 가능한 라이트 시설이 구비돼 있다. 또 메이저리그용 투수 마운드, 프로 구단급 인조 잔디, 헬스장, 식당, 감독실, VIP룸 등 각종 편의시설을 겸비한 구장은 야구 선진국 일본의 고교에서도 흔치 않다.

김 감독은 올해로 부임 4년차에 접어든다. 개교 100주년 전국 제패의 위업을 달성하기 위해 3년 전 자신이 스카우트한 선수들은 이제 모든 학년에 걸쳐 자리잡았다.

특히 투타의 기둥 이호준(3학년)과 임상현(3학년)은 올해 상원고 성패의 키를 쥐고 있다.

상원고 투타의 핵심 이호준(왼쪽)과 임상현. 박상은 기자

상원고 투타의 핵심 이호준(왼쪽)과 임상현. 박상은 기자

175cm·73kg의 날렵한 유격수 이호준은 할아버지부터 3대가 이 학교 출신이다. 고교 진학 시 희망학교 지원란에 1, 2, 3순위 모두 상원고를 적어 넣을 정도로 태어날 때부터 '야구 명가'의 피가 흐르고 있던 셈이다.

공·수·주 3박자를 갖춘 그의 최대 장점은 야구를 알고 한다는 것이다. 상황에 맞는 대처 능력, 수비에서도 플레이를 미리 예측하고 한 발 먼저 위치를 잡는다. 양용모 상원고 타격코치는 “호준이는 가르쳐서는 절대 전해 줄 수 없는 타고난 야구 센스를 가졌다”고 칭찬했다.

임상현은 자타 공인 팀의 에이스다. 183cm·86kg의 건장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147km의 묵직한 패스트볼에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드를 던진다. 정교한 제구와 날카롭게 꺾이는 슬라이더가 일품이다.

임상현의 스승인 구미중 조문식 감독은 “상현이는 유격수 출신으로 수비와 타격도 탁월하다. 투수를 하지 않으면 상원고에서 당장 4번 타자를 하고도 남을 선수”라고 말했다.

임상현은 “올해는 전국대회 우승 트로피 2개는 가지고 오겠다. 그리고 최근 3년간 대구고에 승리하지 못했다. 올해는 지금까지 대구고에 진 빚을 모두 돌려주고 싶다”고 설욕을 다짐했다.

김승관 감독에게는 절친이 한 명 있다. 잘 알려진 이승엽 두산 감독이다.

절친 김승관 감독 응원차 걸음을 해준 두산 이승엽 감독. 박상은 기자

절친 김승관 감독 응원차 걸음을 해준 두산 이승엽 감독. 박상은 기자

이승엽 두산 감독은 “개교 100주년의 해에 전국제패라는 큰 숙제를 안은 만큼 부담감이 없을 수 없다"면서 “다만 승패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시야가 좁아질 수 있다. 그럴수록 감독 혼자서 모든 것을 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에게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어 “굳이 해줄 수 있는 말이라면 내년 이맘때 올해의 성적표를 보며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는 성적이면 되지 않나 생각한다. 그렇지 못하고 아.. 그때 좀 더 열심히 할 것이라는 후회가 생기면 안 된다. 프로는 절대 후회가 있으면 안 된다"고 우정 어린 조언을 건넸다.

새해 첫날 우승의 염원을 담아 오른 팔공산 갓바위 등정. 상원고 제공

새해 첫날 우승의 염원을 담아 오른 팔공산 갓바위 등정. 상원고 제공


박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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