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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80%가 경험한다"는 피터팬 증후군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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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80%가 경험한다"는 피터팬 증후군의 정체는

입력
2023.01.2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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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중견기업 300곳 조사
"정책 수혜 그리워 중소기업으로 돌아갈 생각한 적 있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중소기업일 땐 7%였던 법인세 최저한세율이 중견기업이 되면 최대 17%까지 오릅니다."


중견기업 10곳 중 8곳 가까이가 중견기업이 된 후 정부 지원은 줄고 규제가 늘었다고 판단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업 성장을 꺼리는 이른바 '피터팬증후군'이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6일 공개한 '중견기업의 경영실태 및 시사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법인 설립부터 중소기업 졸업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15년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이렇게 어렵게 중견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중소기업 시절과 비교하면 '단점이 크다'(38.7%)고 답한 비율이, '장점이 크다'(12.6%)는 응답보다 세 배 가까이 높았다. 조사는 최근 10년 내 중소기업을 졸업한 국내 중견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응답 기업의 불만은 정책 변화였다. 77%는 중소기업 졸업 후 지원 축소와 규제 강화 등을 체감하거나, 체감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이 중 30.7%는 '중소기업으로서 누릴 수 있는 정책 수혜를 위해 중소기업으로의 회귀를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까지 했다. 전체 응답 기업으로 보면 23.6%에 해당하는 규모로 바뀐 정부의 육성책에 아쉬움을 나타낸 것이다. 플랜트 기자재를 만드는 A기업 관계자는 "중소기업을 졸업하면 법인세뿐만이 아니라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을 못 받고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세액 공제도 크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가장 아쉬운 정책변화는 조세부담 증가"


기업들이 꼽은 피터팬증후군 극복 등을 위한 정책과제

기업들이 꼽은 피터팬증후군 극복 등을 위한 정책과제



A기업처럼 중견기업들은 가장 아쉽고 부담스러운 정책 변화로 '조세부담 증가'(51.5%)를 가장 많이 지목했고, 이어 '중소기업 정책금융 축소'(25.5%), '수·위탁거래 규제 등 각종 규제 부담 증가'(16%) 등도 부담 요인이라고 답했다.

'피터팬증후군 극복과 성장사다리 작동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도 '조세부담 증가폭 완화'(47%)를 가장 많이 꼽았다. 대한상의 측은 "4단계 누진세 구조인 법인세 등 기업 규모에 따라 차등을 두는 조세제도가 많아 중견기업이 되면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며 "성장사다리가 원활히 작동하게끔 인센티브 구조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대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과제 역시 ①조세부담 증가폭 완화(38.7%)로 조사됐으며 ②인력 확보 지원 확대(30%), ③연구개발 지원 확대(22.7%), ④해외진출 지원 확대(6.3%) 등 순이었다. 한 반도체장비 제조기업은 "요즘 취업준비생들은 중견기업이라고 해서 지원하는 게 아니라 월급이 많은 곳으로 가는 추세여서 줄어든 고용지원금이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성장사다리 구축은 미래 투자와 탄소중립 등 국가 경제의 지속 성장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라며 "정부가 최근 중견기업 성장 촉진 전략 발표를 통해 공언한 중견기업의 수출, 연구개발, 신사업 투자 지원 계획 등이 차질 없이 이행된다면 성장 사다리 작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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