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자이 레디언트 40%가 미계약
두 차례 무순위 청약에도 소진 못 해
"2013년 이후 처음" 서울서 이례적
브랜드 아파트 연이어 미계약 발생
분양시장 한파가 이어지면서 서울의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마저 선착순 계약에 돌입했다. 두 차례의 무순위 청약에도 끝내 계약자를 찾지 못해서다. 집값이 떨어지면서 고분양가 단지들이 외면받고 있다.
GS건설은 26일 서울 성북구 '장위자이 레디언트'에 대한 선착순 계약 공고를 냈다. 이 단지는 '강북 분양 최대어'로 주목받았지만, 일반분양 물량(1,330가구) 중 40%(537가구)가 미계약 물량으로 나왔다. 이달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두 차례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으나 2번째 무순위 청약에선 경쟁률이 1대 1도 안 돼 결국 선착순 계약에 들어가게 됐다.
GS건설과 조합은 이날부터 신청금 300만 원을 입금한 순으로 계약 구매 우선권을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28일부터는 먼저 입금한 순서대로 원하는 동호수를 지정해 계약할 수 있다. 당첨됐지만 계약을 포기하는 '허수'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선착순 계약은 주택 소유 여부나 거주 지역과 상관없이 전국에서 신청 가능하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서울에서 이 정도 입지에 대규모 브랜드 아파트가 증거금을 받고, 선착순 계약까지 하는 건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도 "서울에서 선착순 계약을 진행한 사례는 시장 침체기였던 2012~2013년 이후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원인은 분양가 부담으로 풀이된다. 고금리 상황에, 인근 단지 시세마저 떨어지면서 수요자들이 고분양가 아파트를 택하지 않는 것이다. 장위자이 레디언트의 전용면적 84㎡의 분양가는 9억~10억 원대다. 인근 '래미안 포레카운티' 전용면적 84㎡가 이달 7억 원(25층)에 계약된 것과 비교할 때 높은 수준이다.
최근 서울에서 분양된 다른 브랜드 아파트들도 고분양가 논란에 잇따라 고배를 마시고 있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더클래시'는 53가구 중 절반이 넘는 27가구가 계약에 실패했다. 분양가는 3.3㎡당 4,013만 원으로 강북 지역에서 가장 높다. 인근 단지 시세가 계속 떨어지는 데다 후분양인 탓에 중도금과 잔금을 계약 60일 내 모두 납부해야 해 입주자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강동구 '더샵 파크솔레이유'도 무순위 청약에서 물량을 해소하지 못해 11일 선착순 분양을 진행했다.
윤 팀장은 "현재 청약시장에서 입지나 브랜드는 후순위로 밀리고 가장 중요한 요소는 분양가"라며 "특히 서민이 실거주하는 비(非)강남 지역들은 여전히 가격이나 금리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