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대통령·국민의힘, 공천 칼질"
"민주당이라도 잘해야"
14일 오후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99주년 기념 특별 강연회에서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강연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국민의힘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을 두고 "역시나 거기였다"며 "(국민의힘과 여권이) 결국 제왕적 총재 시대로 돌아갔다"고 평가했다.
박 전 국정원장은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나경원 의원 불출마로 국민의힘은 국민도, 당원도 없고 대통령만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정치권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나 전 의원 행보를 겨냥해 "빈 수레가 요란하다"며 "사람은 손이 두 개지만 양손에 떡을 들고 또 하나를 가지려는 욕심이 세 가지 모두 놓치게 했다"고 지적했다.
또 "맡은 공직은 등한시하고 꽹과리 소리만 요란하게 울리며 이 동네 저 동네 춤추러 다니면 결과는 이렇게 된다는 귀감도 보였다"고 비꼬았다.
이어 "이준석, 유승민, 나경원 유력 당원, 대권 후보들을 추풍낙엽처럼 보내버리는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이미 총선 공천 칼질을 시작한 것으로 향후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며 "국민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집권여당에선 차라리 박정희, 전두환 시대로 돌아가 당대표를 임명하든지 하면 될 것을 이런 소란만 남겼다"고 비판했다.
박 전 국정원장은 국민의힘과 대통령실 등 여권의 분란을 반면교사 삼아 민주당의 분발을 촉구했다. 그는 "국민이 없는 집권여당 전당대회로 우리 정치가 다시 후퇴했지만 역사는 시련 속에서도 발전해 왔지, 결코 퇴보하지는 않는다"며 "민주당이라도 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정치는 내 생각이 중요한 게 아니고 국민의 생각이 중요하다"며 "민주당은 민심과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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