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육아휴직자, 전체의 28.9%... 매년 성장 중
여성 육아휴직 사용기간 감소에도 영향
3+3 부모육아휴직제·급여 소득대체율 증가 원인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 17에서 극중 육아 휴직을 낸 이승준이 아이를 돌보고 있다. tvN 제공
지난해 육아휴직자가 대폭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13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남성 육아휴직자가 한 해 사이 9,000명 가까이 늘면서 전체 육아휴직자의 30%에 육박하게 됐다.
육아휴직자 10명 중 3명은 남성... 증가 이유는?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육아휴직자가 13만1,087명으로, 2021년(11만555명) 대비 18.6%(2만532명) 늘어났다고 25일 밝혔다. 남녀고용평등법상 육아휴직은 6개월 이상 근속한 근로자가 만 8세 이하(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 양육을 위해 사업주에게 신청하는 것으로, 최대 1년까지 가능하다.
육아휴직자 추이. 고용노동부 제공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는 3만7,885명으로 전년 대비 30.5%(8,844명) 늘었다.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도 매년 꾸준히 증가해 28.9%에 달했다. 3년 전(21.2%)에 비해 7.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여성 육아휴직자는 2021년 대비 14.3% 늘었고, 증가 인원은 1만1,688명으로 남성보다 3,000명가량 많았다. 기업 규모별 육아휴직자는 △중소기업(우선지원대상기업) 7만1,336명 △대기업 5만9,751명으로 중소기업 소속 근로자가 54.4%를 차지했다.
부모 모두의 육아휴직이 활발해지면서 평균 사용기간도 9개월로 전년 대비 0.5개월 줄었다. 남성 육아휴직자가 늘면서 여성의 휴직 기간에 일부 영향을 미쳤고, 전체 사용기간 감소로 이어졌다는 것이 고용부의 설명이다. 실제로 여성 육아휴직 사용기간은 2021년 대비 0.7개월 줄어든 9.6개월, 남성은 0.1개월 줄어든 7.3개월로 여성의 감소폭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정부는 육아휴직 증가가 지난해 시행된 '3+3 부모육아휴직제'와 4~12개월 육아휴직급여 소득대체율 인상(50%→80%)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3+3 부모육아휴직제는 부모가 동시, 혹은 순차적으로 자녀 생후 12개월 내 육아휴직할 경우 첫 3개월에 대한 육아휴직 급여를 부모 각각 통상임금의 100%를 지원하는 제도다.
아울러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사용자는 1만9,466명으로 전년 대비 16.6%(2,777명) 증가했다. 이 제도는 자녀 양육을 위해 최대 1년간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한 제도로, 지난해 여성 1만7,465명, 남성 2,001명이 사용했다.
"사업주가 무시하면 육아휴직 자동개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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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육아휴직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지만, 근로자가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게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는 현행법상 사업주가 육아휴직 신청에 대한 의사표시나 답변을 해야 한다는 명확한 규정이 없어, 사업주가 신청에 대해 무응답으로 일관하면 근로자가 육아휴직 사용에 대한 부담을 가진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연구를 진행한 허민숙 입법조사관은 "사업주가 허용의사를 표시하지 않고 대응하지 않음으로써 육아휴직 사용을 막거나, 근로자 의사에 반해 육아휴직 시기를 변경·연기하는 편법으로 사용될 우려가 있다"면서 "명시적 허용 의사표시가 없는 경우 휴직 허용으로 보거나, 사업주가 (육아휴직 신청에 대한) 답변을 서면으로 통보하는 의무를 규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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