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쓰리코리아 신소재 무촉매 기술 경제성 확보
촉매 없이 29kWh 전력으로 수소 1㎏ 생산
정부 수소 가격 목표 17년 앞당겨
물로 에너지 생산, 원유 무기화 대응 가능
수전해 기업 에이치쓰리코리아가 개발한 탄소나노튜브(CNT) 무촉매 수소발생 장치. 에이치쓰리코리아 제공
충남의 한 중소기업이 세계 최초로 탄소나노튜브(CNT)를 활용한 무촉매 수소발생 장치를 개발했다.
국내 기업이 신소재를 활용한 무촉매 수전해 기술개발에 성공하면서 세계 수전해 산업 생태계 선점은 물론 산유국의 자원 무기화에 대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충남 예산의 수전해 전문기업인 에이치쓰리코리아(대표 김진관)가 원통형 모양의 나노 구조를 지니는 탄소의 동소체로 수소생산의 핵심 소재인 CNT를 적용한 수전해 ‘스택(Stack)’을 개발해 특허 출원했다고 25일 밝혔다.
수전해 기술은 촉매제를 입힌 얇은 판 형태의 셀(티타늄 재질)을 겹겹이 쌓은 스택에 전해질을 넣은 물(전해수)을 넣고 전기를 공급해 산소와 수소를 분리하는 방식이다.
수전해 장치의 핵심은 물을 분해하는 스택이다.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전기가 잘 통하는 촉매제를 흡착시켜야 한다. 촉매제는 백금, 이리듐, 루테늄 등을 사용하는데 가격이 비싸다. 이에 세계 최초로 촉매 자체를 없애는 기술을 개발, 수전해 기술의 가장 큰 걸림돌인 고가의 촉매제 문제를 해결했다.
특허기술은 촉매 없이 전류 흐름이 원활하게 스택의 효율을 높여 수소 발생량을 극대화해 대량 생산과 비용,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정부의 2040년 수소 가격 1㎏당 3,000원 계획을 17년이나 앞당길 수 있다.
현재 수전해 기술은 전해수, 셀, 촉매에 전기를 넣어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알카라인 방식, 스택에 초순수 넣고 분리막(멤브레인)으로 산소와 수소를 분리하는 양성자 이온교환(PEM) 방식, 두 공법의 장점을 결합한 음이온교환(AEM) 방식이 있다.
세 가지 방식은 수소 1㎏을 생산하기 위해 평균 43~60킬로와트시(kWh)의 전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CNT 소재를 활용하면 전력 소모량이 절반에 불과하다. 500킬로와트(KW)급 수소발생기 한 대로 연간 124톤의 수소 생산, 현대의 수소전기차 넥쏘(5㎏ 충전) 2만4,820대를 충전할 수 있다.
국내외 공급되는 수소의 대부분은 원유와 액화 천연가스를 원료로 사용하는 부생수소와 개질수소로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아 '그레이수소'로 불리지만 이 회사의 수소는 물이 원료로 그린수소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유국의 원유 무기화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 회사 기술이 상용화를 거쳐 대량생산 시 가격을 2,000원대로 낮출 수 있다. 또한 129조 원대의 세계 수소시장 30% 확보와 일자리 9만 개를 창출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연구환경이 열악하고 매출이 적거나 사업실적이 거의 없어 정부나 금융권의 자금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수소 1kg 공급 목표가격을 각각 평균 2,700원, 1,800원으로 잡은 유럽과 미국을 따라 잡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에이치쓰리코리아는 올해 500KW급 수소발생 장치 양산에 나선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2세대 수전해 시스템도 구축한다.
김진관 대표는 “미국은 청정수소 가격을 10년 이내에 1㎏당 1,000원까지 낮추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며 “반면 지원은 고사하고, 각종 규제로 신음하는 국내 기업이 세계를 앞서가는 수전해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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