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규(22·수원)가 '유럽파' 코리안 리거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셀틱의 메디컬 테스트만 남아 있다는 현지발 보도가 잇따르면서 이적은 시간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스포츠 등 현지 매체들은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명문 구단 셀틱이 수원과 오현규를 영입하는데 합의했다"는 보도를 일제히 내놓고 있다. 이적료는 매체마다 보도 내용이 다르지만 대체로 250만~300만 파운드(약 38억~46억 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곧 메디컬 테스트만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적이 임박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오현규는 2022 카타르 월드컵 기간 파울루 벤투 감독의 '27번째' 선수로 유명해졌다. 축구 국가대표팀 최종 엔트리에는 들지 못했지만 예비 멤버로 발탁돼 카타르로 향했다. 오현규는 본선 경기에 출전하진 못했지만 월드컵 이후 유럽 진출에 의지를 드러냈고, 셀틱은 그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보이며 영입 의사를 밝혀왔다. 월드컵 전부터 오현규에게 여러 번 러브콜을 보냈으며, 끈질긴 구애 끝에 이적을 성사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일단 오현규는 셀틱으로 이적하더라도 주전 자리는 꿰차지 못할 전망이다. 셀틱에는 최전방 공격수 후루하시 쿄고가 버티고 있다. 그는 현재 리그 20경기에서 17골을 넣으며 득점 1위에 올라 있다. 지난 시즌에도 리그 12골을 넣었고, 유로파리그(5골)와 컵대회(3골) 등을 합치면 총 20골을 몰아넣은 셀틱의 주포다. 셀틱은 후루하시의 백업 자원인 요르기오스 야쿠마키스(그리스)의 대체자로 오현규를 '픽'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쿠마키스는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일본 J리그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팀을 떠날 것이란 보도가 잇따랐다.
그러나 오현규에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야쿠마키스는 후루하시의 백업 자원이긴 하지만 출전 시간을 보장받으며 경기를 뛰고 있다. 셀틱 구단에 따르면 후루하시는 지난 시즌 1,880분, 야쿠마키스는 1,045분 경기를 뛰었다. 셀틱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마다 두 선수를 적절히 교체해가며 실리 축구를 펼친 셈이다. 오현규가 후루하시의 백업으로 이적하더라도 출전 시간을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오히려 당장 주전으로 뛰며 부담을 갖는 대신 팀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는 셈이다.
또한 셀틱이 리그 최강팀이기 때문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큰 물'에서 뛸 수도 있다. 셀틱은 현재 20승 1무 1패(승점 61)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라이벌 레인저스(승점 52)와는 승점 9점 차다. 오현규는 셀틱이 UEFA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경우 유럽 빅클럽들의 눈도장을 받을 수 있다. 황희찬(27·울버햄튼)도 2019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소속일 때 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 리버풀의 버질 반 다이크를 제치고 득점하면서 전 세계 축구팬들에 각인됐다. 당시 경기가 EPL 입성의 결정적인 발판이 되기도 했다.
셀틱이 아시아 선수에 호의적인 분위기란 점도 유리하다. 호주 출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18~21년까지 일본 요코하마 마리노스 감독으로 재직, 팀을 J리그 정상에 올려놓으며 유럽에 진출했다. 그러면서 후루하시를 비롯해 마에다 다이젠, 이와타 오모키, 하타테 레오, 고바야시 유키 등 일본 선수 6명을 영입해 기용하고 있다. 호주대표팀(2013~2017)을 이끌고도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을 거머쥔 감독이라 '아시아 통'이라는 별명도 있다. 또 셀틱이 차두리와 기성용이 함께 뛴 팀이기도 해 한국 선수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편이다.
K리그 한 관계자는 "오현규가 순간적인 체력을 바탕으로 골을 만들어내는 선수인데 셀틱의 전술과도 잘 맞을 듯하다"며 "특히 상무(2020~21시즌)에서 복무해 병역 문제도 해결됐기에 이적하기에 금상첨화"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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