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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악플 공격에... '한국 설'→'중국 설'로 꼬리 내린 영국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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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악플 공격에... '한국 설'→'중국 설'로 꼬리 내린 영국박물관

입력
2023.01.23 13:28
수정
2023.01.23 14:24
0 0

SNS에 중국 그림 올리고 '중국 설'
'한국 음력 설' 썼다가 中 반발에 수정

22일(현지시간) 영국박물관이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에 올린 게시글. 'Chinese New Year'(중국 설)이란 해시태그를 달았다. 페이스북 캡처

22일(현지시간) 영국박물관이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에 올린 게시글. 'Chinese New Year'(중국 설)이란 해시태그를 달았다. 페이스북 캡처

영국박물관이 설 명절 영문 표기를 '한국 음력 설'이라고 했다가, 중국 네티즌들의 거센 댓글 공격을 받고 '중국 설'이라고 정정했다.

영국박물관은 22일(현지시간) 박물관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에 토끼를 들고 있는 중국 청나라 여성의 그림을 올리면서 해시태그에 'Chinese New Year'(중국 설)이라고 적었다. 게시글에는 "2023년은 토끼의 해이다. 토끼의 해에 태어난 사람들은 온순하고 겸손하며 친절하다고 알려졌다. 이 그림은 청나라 여인이 토끼를 다정하게 안고 있는 모습이다"란 설명을 담았다.

영국박물관은 언론에 제공한 입장문에서도 '중국 설'이라고 썼다. 영국박물관 대변인은 "우리는 박물관에서 행사를 개최하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새해 좋은 일을 기원하면서, 국내와 세계적으로 중국 설을 기념한다"고 전했다.

영국박물관은 설을 앞두고 20일 저녁 'Celebrating Seollal 설맞이'란 제목으로 한국 전통 공연 등의 행사를 했다. 홍보 문구에는 'Korean Lunar new Year'(한국 음력 설)라고 썼다. 그러자 이를 비판하는 중국 네티즌들의 댓글 공격을 받았다. 댓글 내용은 "명성 높은 박물관이 한국의 중국 문화 도용을 돕고 있다"는 식이었다. 박물관 측은 이에 해당 게시글을 삭제했다.

영국박물관은 당시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했지만, 웹사이트 안내문에서 '한국 음력 설'이란 표현을 빼고 '음력 설' 기원에 관한 설명을 추가하는 등 수정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더니 아예 '중국 설'을 명기한 새 게시물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것이다.

이런 박물관의 태도가 최근 영국 내 흐름과는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에선 '중국 설'이란 표현이 널리 사용됐지만 최근엔 한국과 베트남 등의 명절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점차 'Lunar New Year'(음력 설)로 바뀌는 추세였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최근 설 맞이 행사 연설에서 "음력 설"이라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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