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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금혼령'] 원작은 좋았는데…이유 있는 흥행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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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금혼령'] 원작은 좋았는데…이유 있는 흥행 부진

입력
2023.01.2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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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종영한 MBC '금혼령, 조선혼인금지령'
방송 초반 '재벌집'·'소방서 옆 경찰서'와 경쟁
청춘스타들의 연기력 부진도 꼬리표로 남아

''금혼령'은 7년 전 세자빈을 잃고 실의에 빠져 혼인 금지 명령을 내린 왕 이헌(김영대) 앞에 죽은 세자빈으로 빙의가 가능하다는 혼인 사기꾼 소랑(박주현)이 나타나 벌이는 궁궐 사기극이다. MBC 제공

''금혼령'은 7년 전 세자빈을 잃고 실의에 빠져 혼인 금지 명령을 내린 왕 이헌(김영대) 앞에 죽은 세자빈으로 빙의가 가능하다는 혼인 사기꾼 소랑(박주현)이 나타나 벌이는 궁궐 사기극이다. MBC 제공

좋은 원작이 꼭 좋은 드라마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금혼령'이 이 경우에 속한다. 대진운까지 좋지 않았던 '금혼령'은 쓴웃음을 지으며 막을 내렸다.

지난 21일 MBC '금혼령, 조선혼인금지령'(이하 '금혼령') 최종회가 전파를 탔다. 작품은 7년 전 세자빈을 잃고 실의에 빠져 혼인 금지 명령을 내린 왕 이헌(김영대) 앞에 죽은 세자빈으로 빙의가 가능하다는 혼인 사기꾼 소랑(박주현)이 나타나 벌이는 궁궐 사기극이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했으며 박주현 김영대 김우석 등 청춘 배우들로 라인업을 꾸렸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헌과 소랑이 국혼을 올렸다. 7년간 이어졌던 금혼령은 철회됐으며 모두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이헌은 금혼령의 원흉이었던 조성균(양동근)을 처단했고 대왕대비(차미경)는 소랑을 대한 오해를 풀었다. 서씨 부인(박선영)은 교형에 처해졌으며 예현희(송지우)는 관노가 됐다. 중전이 된 소랑은 출산휴가 정책 등 백성들을 위한 정치를 했다. 긴 시간 백성들을 괴롭혔던 금혼령이 사라지자 조선에는 사랑이 넘쳤다.

대진운부터 연기력 지적까지 꾸준

'금혼령'의 타깃은 명확하다. 1020 여성 시청층을 노렸다. 원작인 웹소설과 웹툰이 이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었고 게임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다만 드라마 성적은 상이하다. 방영 내내 시청률 3~4%대에 머물렀다. 전작인 '금수저'가 화제작 '천원짜리 변호사'와 맞붙었어도 6%대를 수성, 화제성 수치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좋지 못한 성적인 것은 분명하다.

'금혼령'은 "언더독의 반란"을 외쳤으나 결국 조용히 막을 내리게 됐다. 부진의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대진운이 좋지 못했다. '금혼령'은 1회부터 시청률 20%를 오갔던 JTBC '재벌집 막내아들'과 고정 시청층으로 10%를 넘겼던 SBS '소방서 옆 경찰서'를 경쟁 상대로 뒀다. 반면 '금혼령'은 톱스타 없이 청춘스타들로만 채워졌을 뿐만 아니라 세계관 자체가 기성세대를 매료시키지 못했다.

'금혼령'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력과 싱크로율이다. 극 중 박주현은 활달하고 명랑한 성격의 사기꾼 궁합쟁이 소랑을, 김영대는 죽은 세자빈을 잊지 못하는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닌 조선의 왕 이헌 역을 각각 맡아 연기했다. 극중 소랑은 통통 튀는 캐릭터로 이야기를 이끌었어야 했으나 어딘가 어설프고 행동에 납득하기 어렵다. 이헌 역시 군주가 갖춰야 할 카리스마와 위엄은커녕 우스꽝스러운 코믹 연기가 중점이 돼 아쉬움을 남겼다.

아이러니하게도 김영대는 '펜트하우스', 박주현은 '인간실격' 등으로 이미 시청자들에게 입증을 받은 라이징스타다. 두 배우 모두 이번 작품으로 첫 사극에 도전했기 때문일까. 현대극 연기와 캐릭터 표현이 시대적 배경과 전혀 맞물리지 않아 몰입을 망쳤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긴 제작진의 판단도 양날의 검이 됐다. 조선을 '배경으로만' 삼고 실제 역사 속 조선과 다르다는 가상의 나라를 내세웠다. '금혼령'의 조선 멀티 유니버스는 고증 논란을 피하고자 하는 전략이었으나 기성세대에게는 진입 장벽이 됐다.

결국 압도적인 성적을 낸 경쟁작들을 이기기엔 '금혼령'의 무기들이 다소 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혼령'의 원작이 거뒀던 성과와 비교한다면 더욱 아쉬운 결과다. 이처럼 '금혼령'은 좋은 원작이 꼭 좋은 드라마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만 남긴 채 여정을 마쳤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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