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유감" 표명
일본 정부가 니가타현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정식 추천서를 유네스코에 다시 제출했다고 교도통신과 NHK가 2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나가오카 게이코 일본 문부과학장관은 전날 밤 유네스코 세계유산사무국에 '사도광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해 달라'는 정식 추천서를 제출했다.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처음 추천한 것은 지난해 2월 1일이다. 그러나 유네스코는 "일본이 제출한 추천서에 미비점이 있다"며 심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이에 일본 정부는 지난해 9월 지적받은 내용을 수정해 '잠정 추천서'를 냈고, 이번에 다시 '정식 추천서'를 제출한 것이다.
사도광산은 에도 시대 금광으로 이용됐으나 태평양전쟁 때는 군수물자 조달을 위해 구리와 철 등을 채굴했다. 이때 1,000명이 넘는 조선인이 강제 동원됐으며, 열악한 노동을 견디다 못해 다수가 탈출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대상 기간을 16∼19세기 중반으로 한정해, 조선인 강제노동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일 간 최대 현안인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징용) 배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 측이 사도광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다시 추천함에 따라, 강제징용 문제 해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2015년 등재된 ‘일본 근대산업시설’ 관련 후속 조치가 충실히 이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유사한 배경의 사도광산을 또다시 세계유산으로 신청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심사는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가 담당하며, 등재 여부는 세계유산위원회가 결정한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러시아가 의장국으로,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으로 개최되지 않았다. 차기 의장국도 결정되지 않아 앞으로 언제 개최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NHK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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