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 분석 및 정책적 시사점' 공개
한국 반도체, 지난해 효율성 4위, 대만·일본·미국에 뒤져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지난해 효율성마저 크게 나빠지면서 이젠 대만, 일본이 아닌 중국과 비교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19일 공개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100대 반도체 기업(시가총액 기준)은 2018~2021년 평균 70% 초중반대 효율성을 유지해오다 2022년 67%로 소폭 하락했다. 효율성은 총 자산, 매출 원가 등 투입 대비 매출액, 영업이익 등 산출의 상대적 가치를 뜻하는 수치로, 0과 1 사이로 표시된다. 1에 가까울수록 효율성이 높다는 의미다.
지난해 주요 반도체 생산국의 효율성 값은 대만 0.75, 일본 0.75, 미국 0.73 등으로, 이들 국가가 상위 1~3위를 차지했다. 이어 한국 0.65, 중국 0.59 순이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효율성은 2018년 0.87로 1위를 한 뒤 하락세를 타 2019년부터 4년 연속 4위에 머물고 있다.
"최소한 경쟁국 수준의 세액공제 등 지원 필요"
한경연은 한국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 하락 원인을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악화에서 찾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반도체 사업 구조 비중에서 70%가량을 차지하는 메모리 분야가 PC, TV 등 가전제품 수요 감소에 따른 재고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올해 역시 메모리반도체 전망이 좋지 못하다는 점이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 통계를 바탕으로 작성된 보고서는 지난해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매출이 전년 대비 12.6% 감소한 1,344억 달러로 예측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17%나 더 준다고 봤다.
한경연은 업황이 둔화하고 있는 상태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①시설투자 증가 ②연구개발(R&D) 집중도 향상 ③자기자본이익률 향상 등을 꼽았다. 시설투자가 1% 증가하면 효율성은 0.01%포인트 오르고, R&D 집중도는 1%포인트 향상 시 효율성이 0.57%포인트 증가한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기업들의 안정적 투자가 이뤄지려면 반도체 산업 지원 정책이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게 한경연 측 주장이다. 최근 법인세 인하(25%→24%)에, 시설투자 세액공제 비율 상향이 결정됐지만, 여전히 주요국에 비해 지원 수준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규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법인세 인하, R&D 및 시설투자세액 공제율 인상 등 최소한 해외 주요국 수준의 지원을 통해 한국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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