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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을 소통으로 이끄는 지혜

입력
2023.01.19 22:0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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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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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잘 보고 있습니다. 사이다 통쾌함 좋습니다. 그런데 너무 강하면 사업하시는 데 좋지 않을 수도 있어요." 주변인들로부터의 경고 아닌 경고의 말이다. 정보화 사회 발전을 통해 실시간으로 사건들이 전달되는 경험 중에 있다. 지구 반대편 사건이 실시간으로 상영되고 즉각적인 반응이 가능한 시대이다. 수백 개 채널과 방송 미디어를 통해서도 매일 새로운 뉴스와 사건이 논쟁되는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언제부턴가 대한민국의 의식구조는 양 진영의 논리와 대응으로 점철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을 받는다. 양 진영으로 갈라쳐진 세상은 중간을 허락하지 않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침묵을 선택한다. 모든 상황에 대해 침묵하는 편이 차라리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모습이다. 조용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는 속설, 이런 게 과연 건강한 사회현상인가 생각해 본다.

최근 유행하는 방송 프로그램들에 주목해 본다. 금쪽이 오은영 박사는 아이와 어른 간의 갈등을 소재로 하고 있다. 인기가 더해지자 부부간의 갈등을 다루는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인기 원인은 아이와 부모, 또는 부부간에 갈등의 원인을 밝히고 해결 방법을 찾으면서 공감대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강형욱 애완견 전문 조련사의 프로그램도 인상적이다. 애완견과 주인 간의 갈등을 해결해 주는 데 동물과 인간의 다른 언어체계가 몸짓으로 소통됨을 보여준다. 즉문즉답으로 유명한 법륜스님의 강연도 그 속살을 들여다보면 삶에서의 갈등 문제에 대한 해답을 여과 없이 해결해 준다는 데 매력이 있다. 유명강사로 각광받는 김창옥의 강연을 보면 부부 또는 가족 간의 갈등의 핵심을 잘 파악하고 그에 대한 본질적인 해답을 던져주고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았는데 강연과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갈등의 문제를 소통의 방법으로 해결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현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갈등으로 점철되어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소통에 갈급해 있음을 반증해 주는 현상이라고 생각된다. 제3의 물결의 저자 앨빈 토플러는 이미 1990년대 산업화의 과정 속에 인간의 인식은 문명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할 것임을 예견하였다. 현대정보화사회에서의 인간은 대량의 빅데이터와 광속의 속도전쟁 속에서 그 본성적 본질을 놓치며 살아가는 분자화된 삶을 살고 있다. 마치 고속도로를 달릴 때 그 시야가 좁아지듯이 빠르고 많은 양의 정보와 전쟁을 벌여야 하는 현대인은 소통을 위한 충분한 물리적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없는 한계점에 도달해 있다.

언어커뮤니케이션에서는 귀가 두 개이고 입이 한 개인 인간은 경청에 힘쓰고 말하기를 줄여서 6:4 정도의 비율로 하라고 말한다. 소통을 위한 기본 태도는 그래서 경청이며 인내심이다. 말은 단어화된 언어도 있지만 표정, 몸짓, 행동과 환경까지를 포함하는 공감각적 수단이다. 그 마음을 읽어 냄이 중요하다. 하지만 현대인의 삶의 언어는 거칠게 상징화되면서 소통을 위한 충분한 여백을 갖지 못한다. 세계적인 문학 작품의 기본 구조는 갈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갈등이란 반드시 나쁜 개념이 아니다. 자전거 페달을 앞으로 밟을 때 힘을 쓸 것인가 말 것인가도 갈등에 속한다. 삶은 갈등의 연속이며 어떻게 운용하는가가 지혜인 것이다. 갈등을 두려워하지 않고 보다 성숙한 소통의 자세로 해결해 나가는 가정과 사회가 이번 설날 연휴 펼쳐지길 기대한다.


김대석 건축출판사 상상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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