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미국 여성 스타트업 투자 유치액
전체 투자액 1.9% 불과... 유럽은 1.1%
기술기업들의 주가 폭락, 테크업계의 대규모 해고, 암호화폐 가치의 붕괴 등이 엎치고 덮쳤던 2022년은 세계 스타트업 업계에 돈줄이 말라붙은 해였다. 스타트업 데이터 회사 크런치베이스(Crunchbase)는 지난해 세계 벤처 투자금액이 4,450억 달러로 2021년 6,810억 달러 대비 35% 감소됐다고 집계했다.
그런데 스타트업 투자 빙하기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가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스타트업이 받은 투자액 2,383억 달러 중 여성끼리만 창업한 스타트업이 가져간 투자액은 45억 달러에 그쳤다. 전체의 1.9%에 불과한 수치로, 2021년의 2.4%(3,447억 달러 중 58억 달러)보다도 감소했다.
공동 창업자 가운데 한 명 이상의 여성이 포함된 경우는 그보다 사정이 나았다. 남녀가 함께 세운 혼성 창업자 스타트업이 받은 투자액은 410억 달러로, 비중으로 보면 17.2%였다.
이런 결과는 창업자 가운데 남성이 있느냐 없느냐로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 가능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테크크런치는 "같은 추세가 10년 이상 이어져 왔다"며 "성차별에 관해선 미국과 비슷한 문화를 갖고 있는 유럽 역시 전체 창업자가 여성으로만 구성된 스타트업이 유치한 투자액은 전체의 1.1%였다"고 전했다.
미국 여성 창업자들은 업계에 여성에 대한 편견이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업체 커뮤니아의 창업자 올리비아 디라무스는 "창업자들이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여성 창업자들이 만든 회사는 남성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여성들이 세운 스타트업이 남성 창업자들의 스타트업보다 매출이나 성장률 등에서 밀리지 않는다고 해도 (투자자들에게) 이를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것 자체가 전투일 수 있다"고 했다. 핀테크 업체 구아바(Guava)의 창업자인 켈리 아이필은 "이런 구조를 바꾸려면 무의식적인 편견을 극복하기 위한 반성과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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