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신유빈 사태' 막는다... 학생선수 출석인정일수 두 배 확대

초등 20일 중등 35일 고등 50일로 확대
주말대회 전환은 종목 자율
소년체전 개편은 현 체제 유지

문화체육관광부

‘제 2의 신유빈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학생선수들의 출석인정일수를 대폭 확대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스포츠혁신위원회(스포츠혁신위) 권고안 재검토 브리핑’을 열고 2023학년도부터 학생선수 출석인정 결석 허용 일수(출석인정일수)를 초등학교 20일, 중학교 35일, 고등학교 50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학생선수의 학습·운동 병행을 위한 맞춤형 학습지원 방안도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2019년 6월 스포츠혁신위가 마련한 ‘학습·운동 병행 권고안’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에 대한 개선책이다. 당시 스포츠혁신위는 학생선수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출석인정일수 축소 △학기 중 주중 대회의 주말 대회 전환 △전국소년체육대회(소년체전) 개편 등을 문체부와 교육부에 권고했다.

그러나 실제 교육현장에서는 권고안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 특히 권고안에 명시된 출석인정일수(초등 10일·중등 15일·고등 30일)로는 1년 동안 1, 2개의 대회만 참가해도 무단결석을 피할 길이 없다는 비판이 컸다. ‘탁구 신동’ 신유빈이 출석인정일수를 맞출 수 없어 고교 진학을 포기하는 등의 부작용도 나타났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학생선수의 출석인정일수를 현재의 두 배로 확대해 진로선택권을 보장하기로 했다.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 전문체육 분야 진출의 결정적 시기인 점을 고려해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는 2025년에는 출석인정일수를 전체 수업일수의 3분의 1(약 63일)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단, 올해와 내년 개선안을 적용한 뒤 종합평가를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문체부는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학습결손을 방지하기 위해 △‘학생선수 e-school 플랫폼’내 학습콘텐츠 확충 및 운영 대상 확대 △학습지원 멘토단 구성 △출결관리 강화 등 보완책을 마련했다.

‘학기 중 주중대회의 주말대회 전환’은 종목단체의 자율에 맡긴다. 학생선수와 지도자의 휴식 부족으로 인한 부상‧사고 위험, 주말 시설 확보의 어려움 등을 고려한 결과다. 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주중대회의 주말대회 전환 사례는 △2020년 1개 종목 △2021년 2개 종목으로 2년간 전체 대회의 1.3%에 불과할 만큼 실효성도 떨어졌다. 단, 이미 주말대회 전환을 추진하고 있거나 추진할 예정인 종목을 위해 재정지원(올해 5억 원)은 현행대로 유지한다.

‘소년체전 개편’ 권고와 관련해서도 초등부‧중등부가 참가하는 현 체제를 유지한다. 앞서 스포츠혁신위는 초등부를 대상으로 하는 권역별 대회를 새롭게 만들고, 소년체전은 중·고교 운동부와 학교스포츠클럽이 모두 참여하는 통합대회로 전환하라고 권고했다.

문체부는 “축구 등 일부 인기종목을 제외하면 선수 부족 탓에 초등부 권역별 대회 개최가 어렵고, 소년체전이 비인기종목 육성과 동기부여에 큰 역할을 해왔다는 현장 의견을 고려했다”며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학교운동부와 학교스포츠클럽이 참여하는 통합 대회로 전환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